법원, ‘담합’ 하나로텔·KT에 가입자 배상 첫 판결
484명 1만2천원씩…“징벌적 과징금제 도입해야”
484명 1만2천원씩…“징벌적 과징금제 도입해야”
통신업체가 부당하게 요금을 올려 이익을 챙겼을 경우에는 이를 가입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통신업체들이 짬짜미(담합)와 같은 부당행위를 하다 당국에 적발됐을 때는 과징금 납부와 함께 가입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할 각오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시민중계실은 최근 하나로텔레콤 시내전화 가입자 484명이 하나로텔레콤과 케이티를 상대로 짬짜미로 얻은 이익을 반환하고 정신적 피해도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 “원고 1명당 1만2천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소송을 진행한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시민중계실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계약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당한 부분에 대한 보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법원이 짬짜미를 한 통신업체들에 가입자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시민중계실 김혜리 간사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과징금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과 케이티가 짬짜미를 할 당시 하나로텔레콤 시내전화 가입자는 100만에 가까웠으나,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지 않아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484명만 판결 내용대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케이티는 2005년 8월 짬짜미를 통해 시내전화 요금을 더 받아내는 행위를 한 게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각각 21억원과 11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하나로텔레콤은 짬짜미를 한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게 참작돼 과징금을 적게 받았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티브이’ 가입자 62명은 25일 지상파방송 무료 시청, 지상파방송 유료화에 대한 불만으로 하나티브이를 해지할 때는 위약금을 물리지 말 것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한국소비자원에 신청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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