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매대행자로 알려진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한남동의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왼쪽)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 압수수색에 나선 특별검사 수사팀 차량에 25일 오전 주차위반 과태료 통지서가 붙어 있다. 중구청 교통지도과 관계자는 “주차위반 통지서 발부 10일 이내에 의견 진술서를 내면 과태료 부과가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 압수수색에 나선 특별검사 수사팀 차량에 25일 오전 주차위반 과태료 통지서가 붙어 있다. 중구청 교통지도과 관계자는 “주차위반 통지서 발부 10일 이내에 의견 진술서를 내면 과태료 부과가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삼성특검, 삼성화재 압수수색 왜?
“미지급금 빼돌려 비밀금고 보관” 등 구체적 내용
비자금으로 구입 ‘미술품 보험 목록’ 확보도 노린듯 삼성 특별검사팀은 25일 새벽 삼성화재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이 회사의 내부 고발자의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삼성화재에서 보험금 미지급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고 이를 비밀금고에 보관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에 제보된 내용은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가 당사자들이 합의를 해 지급하지 않게 된 보험금(미지급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뒤, 서울 태평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차명계좌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또 사고가 난 자동차 보험 가입자들이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보통 이 비용의 20%를 고객들이 받아야 하는데, 이를 잘 챙겨 받지 않는 점을 이용해 이 돈을 비자금 계좌에 입급시켜 연간 수십억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이다. 삼성화재는 소액인 미지급금을 빼돌리기 위해서는 수만개의 차명계좌를 개설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한 인사는 “고객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빼돌렸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사에도 잘 적발되지 않는다”며 “미지급금은 소액이지만, 약관을 몰라서 안 찾아가는 고객들이 워낙 많아 마음만 먹고 빼돌리면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고객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관리하는 전산기록에 비자금 계좌를 알아볼 수 있는 특정 암호를 표시해 뒀다는 내부 고발자의 제보에 따라 삼성화재 본관뿐만 아니라, 서울 수유리의 삼성화재 전산센터와 그룹 전체의 전산자료가 보관된 과천 삼성에스디에스 이데이터센터 등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접수된 제보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 내용이 일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를 비롯해 삼성 임직원의 차명의심 계좌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돼 있다고 진술했는데, 특검팀에 제보한 내부 고발자도 삼성화재의 차명의심 계좌 역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화재 비밀금고에서 삼성그룹 본관 27층으로 현금을 옮겼다는 제보 내용도 김 변호사의 증언과 일치한다. 특검팀의 삼성화재 압수수색은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국외 미술품의 목록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값비싼 미술품은 파손 및 도난에 대비해 보험을 들기 때문에 삼성화재에 미술품 보험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일반적으로 값비싼 작품은 ‘미술관 종합보험’이라는 상품에 가입한다”며 “삼성화재가 삼성 소장 미술품의 보험처리를 했다면 그 목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비자금으로 구입 ‘미술품 보험 목록’ 확보도 노린듯 삼성 특별검사팀은 25일 새벽 삼성화재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이 회사의 내부 고발자의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삼성화재에서 보험금 미지급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고 이를 비밀금고에 보관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에 제보된 내용은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가 당사자들이 합의를 해 지급하지 않게 된 보험금(미지급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뒤, 서울 태평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차명계좌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또 사고가 난 자동차 보험 가입자들이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보통 이 비용의 20%를 고객들이 받아야 하는데, 이를 잘 챙겨 받지 않는 점을 이용해 이 돈을 비자금 계좌에 입급시켜 연간 수십억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이다. 삼성화재는 소액인 미지급금을 빼돌리기 위해서는 수만개의 차명계좌를 개설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한 인사는 “고객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빼돌렸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사에도 잘 적발되지 않는다”며 “미지급금은 소액이지만, 약관을 몰라서 안 찾아가는 고객들이 워낙 많아 마음만 먹고 빼돌리면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고객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관리하는 전산기록에 비자금 계좌를 알아볼 수 있는 특정 암호를 표시해 뒀다는 내부 고발자의 제보에 따라 삼성화재 본관뿐만 아니라, 서울 수유리의 삼성화재 전산센터와 그룹 전체의 전산자료가 보관된 과천 삼성에스디에스 이데이터센터 등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접수된 제보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 내용이 일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를 비롯해 삼성 임직원의 차명의심 계좌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돼 있다고 진술했는데, 특검팀에 제보한 내부 고발자도 삼성화재의 차명의심 계좌 역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화재 비밀금고에서 삼성그룹 본관 27층으로 현금을 옮겼다는 제보 내용도 김 변호사의 증언과 일치한다. 특검팀의 삼성화재 압수수색은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국외 미술품의 목록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값비싼 미술품은 파손 및 도난에 대비해 보험을 들기 때문에 삼성화재에 미술품 보험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일반적으로 값비싼 작품은 ‘미술관 종합보험’이라는 상품에 가입한다”며 “삼성화재가 삼성 소장 미술품의 보험처리를 했다면 그 목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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