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부부가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겠다며 이웃주민들에게 수억원을 빌린 뒤 해외로 도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경기도 화성경찰서에 따르면 2005년 탈북해 화성시 병점동에 정착한 남모(37.여)씨와 남편 전모(51)씨는 지난해 3-9월, 홍모씨 등 이웃 3명에게 6천만-2억8천만원씩 모두 4억3천만원을 빌린 뒤 같은해 11월15일 딸(11)과 함께 영국으로 달아났다.
남씨 부부는 홍씨 등에게 "중국에 있는 동료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면 죽을 수도 있으니 도와달라. 이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정착금을 받아 갚겠다"며 거액을 빌렸다.
남씨 부부는 식당일을 하며 홍씨 등과 친분을 쌓았고 평소 성실한 모습을 보인 데다 일부 원금을 갚아 홍씨 등은 빚독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 부부에 대해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법무부에 입국시 통보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 부부가 이웃들에게 환심을 산 뒤 계획적으로 사기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 지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 (화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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