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와 뇌물수수죄 등으로 구속기소된 신정아씨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재판과정에서 상당한 조언을 해 왔다는 진술이 나왔다.
28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 심리로 열린 신씨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김 전 회장의 비서인 김영준씨는 증인으로 나와 "김 전 회장의 부인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 신정아씨에게 재판 과정에 대해 물어 신씨가 조언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와 박 관장이 대화할 때 신정아씨가 어디선가 통화를 하고 오는 경우가 있었다"며 "박관장이 가끔 재판에 대해 신씨에게 물으면 신씨는 어디론가 가서 통화하고 돌아와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2005년 1월 말 박 관장이 관장실에서 '그 분이 이번에 장관이 됐다'고 말하자 내가 '그 분이 장관이 됐으니 재판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대화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변호인을 맡기도 했던 김영진 변호사가 지난해 9월 김석원 전 회장의 측근과 통화한 내용이 일부 공개돼 주목받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비서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김영진 변호사와 김영준씨 간의 통화 내용을 확보했다"며 "김 변호사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신정아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 2억원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신정아씨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가 "통화내용은 재판과 관련이 없으니 내용은 밝히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했고 재판장은 "변호인측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통화내용 공개를 중단하도록 했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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