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BBK 명함'을 공개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연루 의혹에 불을 지폈던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특검 수사 훨씬 전에 해외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사의 아파트 관리소 직원은 29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 전 대사) 내외가 함께 이달 초 외국으로 여행을 갔으며 우편물은 경비실에서 대신 보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는 이명박 후보의 여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정호영 특별검사가 수사에 착수한 1월 15일 이후 줄곧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이 전 대사는 대선 직전인 작년 11월 "2001년 5월 30일 이 후보 소유의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받았다"며 `BBK투자자문주식회사.LKeBank.eBANK증권주식회사. `李明博(이명박) 會長/代表理事(회장/대표이사)'라고 새겨진 명함을 공개했다.
하지만 BBK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BBK가 누구의 소유냐가 쟁점인데 객관적 증거로 BBK가 김씨의 회사란 사실이 밝혀졌고 이 후보와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돼 명함이나 인터뷰 내용 등은 수사할 필요가 없어 확인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사를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이 전 대사는 명함을 공개한 뒤 당선인으로부터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경상도 사람끼리 그럴 수 있느냐"는 항의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전날 수사관들을 이 대사의 집에 보내 출석 조사 문제를 상의해보려 했으나 그가 외국에 나갔다는 관리인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특검팀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전 대사와 계속 연락을 시도하는 한편 입국시 통보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대운 신재우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신재우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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