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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듣도 보도 못한 집단자수…끝없는 ‘청도의 악몽’

등록 2008-01-29 11:52수정 2008-01-29 12:06

작년 12.19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 때 돈을 받은 청도군민 40명이 자수해 28일 오후 경남  청도군 청도경찰서 대회의실에서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청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작년 12.19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 때 돈을 받은 청도군민 40명이 자수해 28일 오후 경남 청도군 청도경찰서 대회의실에서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청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듣도 보도 못했던 단체 자수행렬이라니..한마디로 청도가 우습게 됐다."

지난해 12.19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정한태 군수가 지난 24일 구속되면서 '돈 선거' 파장이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했던 군민들은 사상 초유의 집단 자수사태가 빚어지자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한달 이상 수사가 진행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누가 구속되고 누가 조사를 받았더라. 또 재선거 해야하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어느 동네에서 몇명이나 자수했고 또 몇명이나 자수한다더라'는 내용이 화제의 중심이 됐다.

29일 청도 5일장에서도 28일 전세버스를 타고 무더기로 경찰서에 자수한 것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을 주고 받는 주민들이 많았다.

상인 박모(67.여)씨는 "자수한 사람들 대부분이 동책이다보니 그 사람들이 돈을 누구한테 줬는지 이야기했을테고, 그러면 몇만원 받은 주민들도 자수를 해야하는지 말들이 많다"면서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의 명단까지 나온 마당에 가만히 있어 봐야 덕 될게 없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8일 동책 등의 집단 자수에 이어 경찰에 자수의사를 밝히는 주민들이 잇따르자 일부 읍.면에서는 단순히 돈을 받은 주민들끼리도 자수를 하자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자수가 잇따르고 최대한 선처한다는 이야기에 주민들끼리 여기저기서 자수하자는 분위기도 많은 반면 돈을 돌린 사람은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는 일부 언론보도로 인해 괜히 자수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지검과 경북경찰청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자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선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처럼 무더기 자수로 청도가 또다시 전국의 주목을 받으면서 군민들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고 속을 태우면서도 자수를 하든 수사를 하든 하루라도 빨리 사건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모(61.청도읍)씨는 "설도 코앞인데 고향을 찾는 친척들을 대할 면목이 없게 됐다"면서 "더 이상 청도의 좋지 않은 모습이 보도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겠나"며 씁쓸해했다.

지난 25일 새로 부임한 안성규 청도군 부군수도 취임식과 간부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군민은 물론 출향인사들까지 냉소적으로 군정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은 이제 더 이상 청도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청도군은 직원 내부 결속다짐대회 개최를 검토하는 한편 정월 대보름에 민간단체에서 군민 화합행사를 별도를 여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끝이 보이지 않는 선거 휴유증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승형 기자 haru@yna.co.kr (청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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