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의 어린이가 지난 25일 오후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알몸으로 문 바깥에서 몸을 움츠린 채 추위에 떨고 있다. 사진은 어린이집 옆 빌라에 사는 한 외국인이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 뉴스> 제공
목격자 “10분 이상 벌섰다”
교사는 “스스로 벗은 것” 주장
용산구청, 수사·자격취소 의뢰
교사는 “스스로 벗은 것” 주장
용산구청, 수사·자격취소 의뢰
한 어린이집에서 맹추위 속에 어린이를 맨몸으로 밖에 세워두는 이른바 ‘알몸 체벌’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용산구청은 29일 구내 ㅂ어린이집을 현장 점검한 결과 지난 25일 이아무개(25) 교사가 ㅂ(5)양을 벌주기 위해 알몸으로 바깥에 세워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오후 4시께 자유시간 도중 ㅂ양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어린이집 2층 철문을 열고 내보냈으며, ㅂ양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9.6도를 기록한 추운 날씨 속에 팬티만 입은 채 떨고 있었다고 구청 쪽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ㅂ양이 10분 이상 벌을 섰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 교사는 구청 조사에서 “1∼2분 가량만 밖에 세워뒀고 옷도 ㅂ양이 분에 못 이겨 스스로 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호권 용산구 사회복지과장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의 자격 취소를 여성가족부에 의뢰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경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경찰서는 이날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ㅂ어린이집은 1995년부터 용산구청이 위탁 운영 중인 구립어린이집으로, 현재 어린이 38명이 다니고 있다. 용산구청은 위탁 취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집으로 분산해 보육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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