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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수정권 발맞춰 ‘공안바람’ 몰아치나

등록 2008-01-29 20:42수정 2008-01-29 22:52

보안법 위반 혐의 고교교사 수사 1년만에 구속
자진출두 건설노조위원장 영장 청구했다 ‘기각’
검찰과 경찰이 1년도 넘게 끌어오던 공안 사건 수사에 최근 들어 속도를 내며 잇따라 관련자 구속에 나서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동안 위축됐던 공안기관들이 보수 정권 출범을 앞두고 입지 강화에 나섰다”고 우려하고 있다.

■ 1년여 만에 영장 청구 =전북경찰청 보안수사대는 29일 전북 순창군 회문산에서 열린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에 자신이 가르치던 중학생 180여명을 인솔해간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김아무개(49) 교사를 구속했다.

지난 2005년 5월 발생한 이 사건은 <조선일보>가 2006년 12월 “현직 교사가 빨치산 추모행사에 학생들과 함께 참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4월 김 교사의 집과 학교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갑작스런 구속에 대해 “검찰 지휘가 이제 떨어져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대구지검 공안부가 2006년 6월 일어난 대구건설노조 파업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함께 진행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백석근 건설노조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경찰에 자진 출두한 뒤 1년 동안 검찰과 경찰이 부를 때마다 순순히 나가 조사를 받았는데, 1년여 만에 갑자기 영장을 청구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대구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백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 공안 바람? =인권·시민단체들은 보수 성향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하는 데 발맞춰 검·경에서 공안 논리가 득세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대선 직후 집회·시위 대처를 해산 위주에서 단속 위주로 바꾸는 강경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이 당선인이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공안기관들이 다시 강화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권교체기에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안기관들이 발빠르게 예전 사건을 들춰내 자신들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예산과 자리를 지켜내려고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도 “친재벌이라는 차기 정권의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민중의 저항이 예상되는데,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봉쇄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공안부 관계자는 “일선에서 (구속영장 청구를) 하겠다고 올라오면 하는 것일 뿐 다른 특별한 뜻은 없다”며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이목을 끌 만한 사건도 없을 뿐더러 몰아서 (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없고, 그냥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전주/박임근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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