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766억원어치 밀수출입 국제조직 적발

기내서비스 용역업체 직원 가담

금괴를 자체 주조해 국제선 항공기 좌석 아래에 숨긴 뒤 기내 서비스 용역업체 직원이 빼돌리도록 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어치의 금괴를 밀수출입해 차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외사국 외사범죄수사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금괴 밀수 총책 최모(52)씨와 귀금속상 전모(56)씨를 구속하고 기내 서비스 용역업체 직원 박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홍콩 경찰과 인천공항세관 등과 협조해 금괴 밀수출입에 가담한 공범 11명을 추적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4년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219차례에 걸쳐 김포-홍콩, 인천-홍콩간 국제선 항공기 좌석 밑에 금괴를 숨겨 219차례에 걸쳐 밀수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기내 서비스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여객기 이륙 전에 좌석 밑에 금괴를 숨기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기내 서비스 용역업체 직원을 통해 공항 밖으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세관 검사를 피했다.

운반책들은 밀수 총책 최씨의 지시에 따라 여객기에 승객으로 탑승해 금괴가 숨겨진 좌석에 앉아 기내 서비스업체 직원이 이를 찾아갈 때까지 지키는 역할을 했다.

일당 중 귀금속상 전씨는 서울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면서 도매상 등에서 모은 금을 금괴 형태로 만들어 최씨 등 운반책에게 넘겨 줬다.

이들이 14년간 밀수출입한 금괴는 2천640kg으로 시가가 766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이들이 1월 중순 홍콩으로 밀수출하려던 금괴 16kg와 금괴 주조·가공 과정에 쓴 틀과 절단기등 세공 장비 8점을 압수했다.

강인석 경찰청 외사수사대장은 "이들은 나라마다 금 시세에 차이가 있는 점에 착안해 홍콩과 서울 사이의 금 가격에 차이가 벌어질 때마다 금괴를 12∼16kg씩 밀수출입해 한 차례당 수천만원씩 차익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임화섭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