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가 30일 오전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명계좌 명의자’ 삼성전자 상무 등 2명 소환조사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30일 삼성측의 증거 훼손과 소환 불응 등 수사에 지장을 주는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공보관인 윤정석 특검보는 "오늘 삼성측 관계자 4명에 대해 소환 조사에 응해달라고 통보했으나 1명만 나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들은 여러가지 사정을 들어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라고 전했다.
윤 특검보는 "이들은 언론 노출로 인해 업무 추진에 지장을 받는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출석하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특검팀 입장으로서는 좀 더 성실한 자세로 수사에 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삼성측의 `수사 비협조'를 지적했다.
그는 "소환 조사에 계속 불응하는 사람도 있어 계속 출석을 요구하는 중"이라며 "(현 상황이) 단발적인 `작은 전투'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수사 방향에 대한 복안이 있기 때문에 (출석 불응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수사 비협조가 계속될 경우 거듭 출석을 요구하면서 체포영장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특검팀 고위 관계자도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더니 해외 업체와 계약 관련 미팅이 있는데 자신이 특검 사무실에 나가면 계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계약 내용과 사업 전망을 보고 계약하는 것이지 사람 때문에 하는 것이냐"며 "삼성은 특검의 소환 통보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검팀은 지난주 금요일 삼성화재 본사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여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다른 방에서 한 직원이 전산서버로 접속해 과천 전산센터의 자료를 일부 훼손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객관적으로 전산자료 상에 `없을 수 없는 자료'인데도 삼성측이 없다고 하기 때문에 존재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삼성측에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과천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6일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통상 1주일 간 유효한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끝나면 추가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도 `차명계좌 명의자'에 대한 조사에 나서 오전에는 삼성전기 이우열 상무를, 오후에는 삼성전자 손호영 상무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계좌개설 경위와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추궁했다. 또 삼성증권 대리와 주임 등 실무자 2명도 불러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에 관해 조사했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도 `차명계좌 명의자'에 대한 조사에 나서 오전에는 삼성전기 이우열 상무를, 오후에는 삼성전자 손호영 상무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계좌개설 경위와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추궁했다. 또 삼성증권 대리와 주임 등 실무자 2명도 불러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에 관해 조사했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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