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대의 한 교수가 지난해 4월 광주 ㄱ미술학원이 주최한 ‘사고의 전환’ 1차 품평회에 나와 강연하는 모습이 이 학원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사고의 전환’은 홍익대 미대 실기시험 과목이다.
수능뒤 미술학원가 ‘교수평가’ 만연
실기시험 출제경향 강의…심사위원급 교수도 출강
학원 누리집·블로그에 ‘교수 이름과 사진’까지 게시 미술대학 입시를 앞두고 홍익대 등 유명 미대 교수들이 미술학원가에서 실기시험 출제 경향 등을 강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대학 교수나 초·중·고 교사 등 교원이 학원에서 과외 교습을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홍익대 미대의 한 심사위원급 보직교수는 2008학년도 홍익대 정시모집 실기시험을 한달여 앞둔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의 ㅋ입시미술학원에서 30여분 동안 강의했다. 수험생들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골라내 평가하는 이른바 ‘교수평가’였다. 이 교수는 한달 뒤 홍익대 입시에서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학원 출강 미대 교수들 “학교 홍보차원에서 나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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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의를 듣고 홍익대 입시를 친 ㄱ양은 “진학하려는 학과의 교수라 이름을 확실히 기억한다”며 “원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입시 때 배경을 브라운 계열보다는 블루 계열로 밝고 화려하게 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ㅋ학원 강사 ㄱ씨는 “이 교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도 나와 강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시모집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홍익대 앞에 본점을 둔 ㄱ입시미술학원이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지역분점들과 함께 연 교수평가에도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수는 지난 19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12월 교수평가에 나간 게 문제가 되느냐”며 “(홍익대) 입시 변화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2일 통화에서는 “(학원에) 나간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홍익대 앞 한 입시미술학원의 누리집에는 지난해 6월 학원에서 열린 교수평가에 참석한 다른 홍익대 미대 교수 두 명의 이름도 버젓이 게시돼 있다. 두 교수 가운데 한 명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두 명이 함께) 간 것은 맞다”며 “홍보와 객관적 평가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인천의 ㅎ입시미술학원 원장은 “지난해 봄과 여름 두 차례 교수평가에 홍익대 심사위원급 교수를 직접 초청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ㅊ학원 누리집에도 지난해 7월 교수평가에서 한 홍익대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이 올라와 있다. ㅊ학원에서 강의한 교수는 “미술은 학원에서 지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수 홍익대 교무처장은 “2년 전 총장이 입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교수평가를 금지했고 그 뒤로 출강하는 교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름 밝히기를 꺼린 홍익대 미대의 한 교수는 “몇몇 교수들이 홍대 앞 학원의 그림 채점 정도는 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은 초·중·고교 및 대학 교수 등 교원의 과외 교습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시 직전에 교수들이 학원에 나갔다는 것은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대학으로 학생 선발 권한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박수진 영상미디어팀 피디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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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누리집·블로그에 ‘교수 이름과 사진’까지 게시 미술대학 입시를 앞두고 홍익대 등 유명 미대 교수들이 미술학원가에서 실기시험 출제 경향 등을 강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대학 교수나 초·중·고 교사 등 교원이 학원에서 과외 교습을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홍익대 미대의 한 심사위원급 보직교수는 2008학년도 홍익대 정시모집 실기시험을 한달여 앞둔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의 ㅋ입시미술학원에서 30여분 동안 강의했다. 수험생들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골라내 평가하는 이른바 ‘교수평가’였다. 이 교수는 한달 뒤 홍익대 입시에서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홍익대 앞 한 입시미술학원의 누리집에는 지난해 6월 학원에서 열린 교수평가에 참석한 다른 홍익대 미대 교수 두 명의 이름도 버젓이 게시돼 있다. 두 교수 가운데 한 명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두 명이 함께) 간 것은 맞다”며 “홍보와 객관적 평가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2008학년도 입시를 앞둔 지난해 11월 지방의 한 대학 미대 교수가 입시미술학원이 주최한 교수평가에 참석해 학생들이 그린 작품을 평가하는 모습이 이 학원의 인터넷 블로그에 소개돼 있다.
▶ “실기시험때 배경색은…” 미대교수들 버젓이 학원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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