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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개학은 했건만…돌아오지 않는 혜진이와 예슬이

등록 2008-01-31 13:10

안양 명학초교 개학날…친구들 노란색 엽서 써

"선생님, 혜진이.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오는 거죠"

지난달 실종된 이혜진(10).우예슬(8)양이 다니는 경기도 안양시 명학초등학교가 31일 겨울방학을 끝마치고 개학을 했지만 두 어린이의 책상은 주인 없이 빈 채로 남아 친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전 명학초등학교는 40여일간의 오랜 겨울방학을 마친 아이들이 줄줄이 등교를 서두르고 있었다.

교문의 플래카드와 나뭇가지마다 빽빽하게 걸린 노란 리본, 중앙현관과 교실을 수놓은 혜진.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만난 반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혜진이와 예슬이에 대해 물으면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다.

혜진이의 담임 장소영 교사는 "아이들이 혜진이와 예슬이가 없어진 사실을 대부분 들어서 알고 있다. 아직 어리지만 마음의 상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개학식도 혜진이.예슬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윤형 교장은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학교로 와야 할 예슬이와 혜진이가 돌아오지 않아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모두 친구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해달라"며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개학식을 마친 뒤 아이들은 실종된 혜진.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엽서를 써 두 어린이의 반에 전달했다.

예슬이의 담임 김기욱 교사가 "노란 엽서는 보고 싶은 사람이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뜻하는 거예요. 정성껏 예슬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으세요"라며 나눠준 혜진.예슬이의 사진이 담긴 노란 엽서에 아이들은 친구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예슬이의 반 친구 정다영(8)양은 고사리손으로 '예슬아 추운데 어디 갔니. 정말 보고 싶다. 빨리 돌아와서 즐겁게 공부하자. 네가 너무 보고 싶은 다영이가'라고 또박또박 적은 뒤 두 손을 꼭 모아 몇번이고 기도를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또 예슬이의 단짝친구 유지은(8)양은 엽서를 쓰면서도 친구의 빈자리를 계속 돌아보며 연방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아이들이 정성스레 쓴 엽서는 모두 혜진이와 예슬이의 주인없는 빈 책상위에 쌓였다.

학교측은 아이들에게 '이혜진.우예슬, 엄마.아빠 품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리본을 달게 했다.

혜진양의 단짝 양민지(10)양은 왼쪽 가슴에 정성스레 노란 리본을 단 뒤 "혜진이.예슬이 무사히 돌아오는 거죠. 지난달 25일(실종되던 날)에도 같이 놀았는데.."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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