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잦은 다툼…`고생한 가족들 편히 쉬길' 유서
서울에서 아내와 딸 2명 등 가족을 살해하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가장이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제주시 용담동 모 펜션에서 일가족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박모(48)씨로 보이는 남성이 4일 오전 11시 40분께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오후 8시 40분께 성동구 행당동 박씨의 자택 안방에서 박씨의 아내 이모(41)씨와 14살, 12살인 중학생과 초등학생 딸이 숨져 있는 걸 발견했다.
경찰은 "박씨가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와 두 딸을 살해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는 내용의 신고를 주민에게서 접수하고 전화의 발신처인 제주로 수사관을 이날 오전 급파했었다.
경찰은 "박씨 집에서는 재정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부부싸움이 잦았다. 다툼 때 딸들이 주로 어머니 편을 들었다"는 이웃들의 진술로 미뤄 박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가 숨진 채 발견된 펜션에서는 `무척 고생한 아내와 두 딸이 편히 쉬길 바란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어머니와 두 딸의 시신에서는 검안 결과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흉기 등 범행도구나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박씨의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신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장재은 양정우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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