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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겨울 나려던 소매치기범…여름까지 감방 신세

등록 2008-02-05 16:34

추운 겨울을 감방에서 보내려고 남의 주머니에 손을 댄 50대가 징역 10월을 선고받는 바람에 여름까지 감방에서 지내게 됐다.

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마땅한 직업이 없던 김모씨는 작년 10월 겨울이 다가오자 집도 없어 겨울이 지날 때까지만 감방에서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이미 앞서 7월에 다른 사람의 지갑을 훔쳤다가 붙잡혀 징역 4월을 선고받고 감방에서 보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붙잡히면 4개월 정도를 `따뜻한 곳'에서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생각했다.

김씨는 가끔 다녔던 과천경마장으로 가 경마에 빠져잇는 정모씨에게 접근, 주머니에 있는 금품을 꺼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때마침 사복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소매치기범들을 단속하고 있었던 터였다.

김씨는 계획대로 됐다고 생각하고는 경찰서에 붙잡혀갔지만, 그 때부터 상황은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돌아갔다.

수사기관은 김씨가 이전에도 절도죄로 처벌받은 전력을 들어 김씨에게 상습절도죄를 적용해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특가법상 절도죄가 인정되면 법정형이 최소 3년 이상이었다.


1심 법원에서는 다행히 김씨가 절도를 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점을 참작해 특가법상 절도가 아닌 절도미수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선고된 형량은 김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6개월이 많은 10개월이었다.

김씨는 곧 항소했고 "겨울을 나기 위해 4개월 정도 형량을 예상하고 경찰관들이 보는 앞에서 일부러 소매치기 하려했다"며 감형을 요구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김득환 부장판사)는 1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김씨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김씨가 이미 동종범죄로 4차례의 벌금형 이상을 받은 전력이 있고, 감방에서 나온지 20일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김씨는 결국 겨울만 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가 무더위가 한창인 8월까지 감방에서 지내는 신세가 됐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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