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안풀려 못나가
김우중(72) 전 대우그룹 회장이 최근 해외로 나가려다 출국금지 조처가 해제되지 않아 출국하지 못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4일 병 치료를 위해 해외 병원을 예약한 뒤 여권을 발급하려다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된 사실을 확인하고 단념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조원대 분식회계와 재산 국외도피 혐의를 받고도 5년8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했으며, 2006년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200만원을 선고받고 이미 출국금지된 상태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징역형은 벗어났지만, 추징금은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경우 다른 혐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추징금 미납으로 인한 출금 조처인 것으로 안다”며 “김 전 회장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고액 추징금 미납자는 출국금지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법원에 제출한 재산목록은 경남 거제의 땅과 서울 힐튼호텔 펜트하우스 등 19억원이지만, 그마저도 복잡한 채무관계가 얽혀 있어 검찰이 추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검찰은 우선 김 회장이 소유한 대우경제연구소 주식과 한국경제신문 주식 등 11억7000만원어치를 지난달 압류해, 공매 절차를 거쳐 국고로 환수하고 숨겨진 재산이 있는지도 계속 살펴볼 계획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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