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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지돌이 할머니 별세

등록 2008-02-07 17:57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온 `지돌이 할머니'가 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23년 경북 경주군 안강면에서 소작농의 6남매 가운데 맏이로 태어나 17살에 안강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8살에 결혼해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했다.

그러나 22살되던 해 남편이 징병으로 끌려가자 다시 친정인 경주로 돌아와 중국의 방직공장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 45년 3월13일 중국 흑룡강성에 있는 일본군 석문자 위안소로 끌려갔다.

23살 때부터 이 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고인은 그 해 8월 조국 해방을 맞았다.

기쁨도 잠시 고국으로 돌아올 방법을 찾지 못한 고인은 중국인과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중국에서 자식 둘을 낳고 살아온 고인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하고 생활하던 중 한국적십자사와 혜진스님의 도움으로 2000년 6월1일 영구 귀국해 그동안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지 할머니는 2000년 12월24일 정부로부터 국적회복 통지를 받고 귀국 1년만인 2001년 6월 꿈에도 그리던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50여년만에 국적을 회복한 지 할머니는 이후 일본군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겠다며 매주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열고 피해 실상을 증언하며 일본측의 사과를 촉구해왔다.

또 지난해 7월 미 의회에서 일본군 사과 등을 촉구하는 '위반부 결의안'이 통과되기 앞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편지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 마이클 혼다 의원, 그리고 미국.일본 지원단체 등에 보내 결의안 통과를 이끌기도 했다.


지 할머니는 초기치매 증세 등 지병이 악화돼 6일 오후 5시24분께 경기도 양평 용문효병원에서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발인은 8일 오전 8시 용문효병원에서 열리며 강원 인제 하늘공원에서 화장된 고인의 유해는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된다.

유족으로는 중국에 사는 아들 소군화(농사)씨와 딸 소수금(교사)씨가 있으며 남편은 1996년 81세 나이로 세상을 먼저 등졌다.

나눔의 집 안신권(46) 사무국장은 "지 할머니는 10여년 전부터 초기치매 증세로 고생하다 증세가 악화돼 지난해 12월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며 "지난해 미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자 무척 기뻐하셨는데 일본의 공식사과도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 가슴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은 다음달 1일 3.1절을 맞아 나눔의 집 법당에서 유관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지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나눔의 집에는 지난해 2월 미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 했던 김군자(82) 할머니를 포함해 8명만이 남아 생활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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