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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방훈련 사고 숨진 아내에 바친 사부곡

등록 2008-02-09 15:32

지난해 초등학교 소방교육 도중 발생한 추락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한 남편이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블로그에 올린 글이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블로그의 주인은 지난해 5월 중랑구 원묵초등학교에서 다른 학부모 2명과 함께 소방교육을 받던 중 고가 사다리차에서 떨어져 숨진 故 황성해씨의 남편 안모(36)씨.

안씨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 `하늘에 보내는 편지'(blog.joins.com/agigwangil)에 `일년 전 오늘이 몹시 그립군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9일까지 조회수 29만6천여건을 기록했다.

그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 보고싶은 마음, 명절을 앞두고 커져만 가는 쓸쓸함으로 인해 마음이 편치 않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 글에 지난해 아내와 함께 설 연휴를 준비하던 추억을 고스란히 담았다.

"아내의 말에 따라 본가와 처가에 드릴 선물을 장만하고 부모님들께 드릴 용돈을 찾으며 잔뜩 부풀어 있었던 작년의 오늘이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아내가 미리 준비한 도너츠로 저녁식사를 대신하며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그렇게 길을 재촉하였었는데…"라는 대목에서는 아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안씨는 아내없이 맞는 첫 설 연휴에 아이들을 데리고 친척집과 처가를 방문하고 아내가 잠들어 있는 경기도 이천으로 `새해 인사'를 가려는 계획도 적었다.

"아이들에게도 유치원 졸업, 봄방학 그리고 새학기와 입학 및 설 명절을 앞두고 마음이라도 달래주려 옷가지라든가 몇몇 선물을 해주었지만 아내에 비해 눈썰미가 없어서인지 좀처럼 제 마음에 들지를 않습니다"라는 글에서는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면서 느끼는 서글픔을 내비친다.

"이제는 모든 것을 제가 알아서 해야 하고 의논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안씨는 그러나 먼저 사별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위로의 말에서 `대책없이 긍정적이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시 한번 일어설 것을 다짐한다.


그는 "긍정의 힘이 저 자신을 바꾸고 나아가 우리 아이들을 바꾸게 될거라 여기며 피할 수 없는 아니 이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다짐해봅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아이들을 위해 슬픔을 이겨내려고 다짐하는 안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340여건의 댓글을 통해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건넸다.

이용자신분(ID) `111'은 "엄마가 있던 작년 설을 눈물나게 그리워하던 중 글을 읽었다"며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 알지 못할거예요. 이 아픔이 얼마나 큰지. 힘내세요. 저도 힘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라고 말했다.

ID `지나는 이'는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을 사랑하는 님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따뜻한 마음 한아름, 성해님을 위한 기도도 한아름 보냅니다"라고 썼고 ID `같은맘'은 "있다고 그냥 생각하세요…옆에 있다고^^"라고 격려했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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