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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또 숨져

등록 2008-02-09 21:16수정 2008-02-09 22:56

지난 6일 지병으로 숨진 일본군 위안부 지돌이(85) 할머니의 유해가 8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돼 조문객들이 문상하고 있다. 경북 경주가 고향인 고인은 23살 때 “중국의 방직공장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석문자 위안소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으며, 2000년 6월 중국에서 영구 귀국해 그동안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나눔의 집 제공
지난 6일 지병으로 숨진 일본군 위안부 지돌이(85) 할머니의 유해가 8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돼 조문객들이 문상하고 있다. 경북 경주가 고향인 고인은 23살 때 “중국의 방직공장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석문자 위안소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으며, 2000년 6월 중국에서 영구 귀국해 그동안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나눔의 집 제공
“일본의 공식사과도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가슴이 더 아픕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온 지돌이(池石伊) 할머니(85살)가 지난 6일 오후 지병이 악화돼 많은 한을 간직한 채 세상을 떠났다. 화장된 고인의 유골은 함께 생활해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일본인 자원봉사 대학생 등 17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8일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됐다.

지 할머니는 1923년 경북 경주군 안강면에서 소작농의 6남매 가운데 맏이로 태어나 18살에 결혼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22살되던 해 남편이 징병으로 끌려가자 친정인 경주로 돌아왔다. 그는 중국의 방직공장에서 사람을 찾는다는 말에 속아 45년 3월 중국 흑룡강성 동령현에 있는 일본군 석문자 위안소로 끌려가 23살의 나이에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하다 그 해 8월 조국 해방을 맞았다.

고국으로 돌아올 방법을 찾지 못한 지 할머니는 중국인과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낳고 살면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한시도 잊지 못했다. 고인은 나눔의 집(대표 송월주 스님)의 도움으로 97년 생존이 확인됐고, 이후 일시적으로 귀국했다가 2000년 6월1일 영구 귀국해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지 할머니는 귀국 후 매주 수요일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 집회에 참석해 피해 실상을 증언하며 일본의 사과를 촉구해왔다. 또 지난해 7월 미 의회에서 일본군 사과 등을 촉구하는 ‘위반부 결의안’이 통과되기 앞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편지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과 미국·일본 지원단체 등에 보내 결의안 통과를 이끌기도 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초기치매 증세로 고생해온 할머니는 첫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며 자주 짐을 싸곤 해 할머니의 애뜻한 사랑에 모두 가슴아파했다”며 ”남이 알아 볼까봐 고향조차 찾지 못할 정도로 많은 한을 간직한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나셨다”고 안타까워 했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나눔의 집 할머니도 9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나눔의 집은 다음달 1일 3·1절을 맞아 나눔의 집 법당에서 유관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돌이 할머니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광주/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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