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 ‘피의자 신분’ 조사 예정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0일 신동익(57) 전 삼성카드 상무를 소환해 차명 의심 계좌에 대해 조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제까지 드러난 차명계좌와 연관된 삼성 쪽 인사가 200여명 정도 되는데, 이름만 빌려준 사람도 있고 차명계좌를 만들고 관리한 사람도 있어 조사가 일단락돼야 형사처벌 대상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름을 빌려준 임원들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략기획실 핵심 인사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화재 경영관리 파트장인 장아무개 부장도 불러,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4일 김승언(51) 삼성화재 전무와 김아무개 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하면서 삼성화재 고위 임원이나 전략기획실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관련해 윤정석 특검보는 “지금 상황에서 단발적으로 한두 명 입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나중에 일괄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피고발인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사건, 이(e)삼성 주식매입 사건 등 특검 수사 대상이 되는 네 건의 고소·고발 사건의 피고발인은 60명이 넘는다. 특검팀 관계자는 “에버랜드 사건의 피고발인들은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선별해서 부를 것이고, 나머지 사건의 피고발인들은 검찰 조사를 거의 받지 않아서 모두 조사해야 한다”며 “이번주부터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고발당한 사장급 등 핵심 임원들이 줄줄이 소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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