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2002년 대선잔금 의혹 보도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5일 이 총재의 작은아들 수연씨를 불러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수연씨를 불러 2002년 대선 직후 아파트를 사들인 자금의 출처와 재산 상황 등을 캐물었다. 수연씨는 검찰에 아파트 매매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하고 “당시 세무조사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2002년 서정우 변호사로부터 삼성에서 받은 국민주택채권을 사들인 수연씨의 친구 정아무개씨가 지난달 23일 갑자기 출국하자, 다음날 곧바로 서 변호사와 수연씨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이 총재의 큰아들 정연씨의 소환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 쪽은 지난해 12월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이회창 총재의 대선잔금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하자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시사인>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총재 쪽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지난달 말께 고발을 취소했지만, 검찰은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는 고발이 취소돼도 처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한다”며 “대선잔금 등 재판까지 끝난 과거사를 다시 뒤지는 식으로 수사를 확대하면 정치보복으로 간주하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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