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 화재사건을 목격한 택시기사 이모(43)씨는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쇼핑백을 들고 남대문에 올라갔다 내려온 뒤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재 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찰에게 그 남자가 사라진 방향을 얘기해줬으나 쫓아가지 않는 것을 보고 답답해 내가 직접 차를 몰고 따라가 봤으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이씨와 일문일답.
-- 처음 목격했을 때 상황은 어땠나.
▲ 화재 직전 나는 서울역에서 남대문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의 갓길에 택시를 정차해두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남자가 건널목을 건너서 내 쪽으로 오기에 택시를 타러 온 손님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대로 지나쳐갔다.
조금 뒤 이 남자가 남대문 우측 계단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고 1~2분쯤 지났을 때 남대문 1층과 2층 사이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불길을 발견하자마자 휴대전화로 신고를 하고 돌아보니 이 남자가 남대문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 용의자의 행동은 어땠나
▲ 이 남성은 오른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었으며 보통 걸음으로 남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남대문에서 내려온 뒤에도 전혀 뛰지 않고 차분하게 걸어서 현장을 벗어났으며, 남대문 뒤편 남산방면 도로 인근의 골목길로 사라졌다.
-- 인상착의는 확인했나
▲ 50대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위에는 항공점퍼 같은 옷을 입었고 아래는 검은 등산바지 같은 옷을 입었다.
-- 직접 용의자를 쫓았다는데
▲ 이 남자는 남대문에서 내려와 뒤편 남산방면 도로 인근 편의점 골목으로 사라졌다. 여기까지 지켜본 뒤 출동한 경찰에게 이 남자가 사라진 곳을 얘기해줬지만 경찰이 쫓아가지 않았다.
너무 답답해서 내가 직접 택시를 몰고 그 남자가 사라진 곳으로 가봤지만 역시 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초반에 우왕좌왕하면서 초동대처를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서울=연합뉴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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