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발생한 숭례문 화재의 원인에 대한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단 누군가의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고자인 택시 기사 이모(44)씨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어떤 남성이 쇼핑백을 들고 숭례문 옆 계단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불꽃놀이를 하듯이 빨간 불꽃이 퍼져나왔고 신고를 하고 보니 그 남자가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씨의 목격담에 따르면 화재 직전 숭례문 위에 올라갔던 이 50대 남성이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남성은 항공점퍼와 검은색 등산바지를 입고 있었고 불이 난 뒤 계단을 내려와 유유히 걸어서 도망갔다고 이씨는 전했다.
실제로 창경궁이나 수원 화성 등 다른 문화재에서 방화에 의한 피해를 본 적이 여러차례 있다는 점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2006년 4월 26일 60대 남성이 서울 창경군 문정전에서 불을 질러 문정전 왼쪽 문이 타고 천장이 그을렸으며, 같은해 5월 1일 화성 서장대에서 20대 남성이 불을 붙여 목조 누각 2층을 모두 태운 바 있다.
그러나 숭례문에 전기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누전에 의한 화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화지점이 숭례문 누각의 지붕 1층과 2층 사이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붕 1층 아래쪽에 있는 조명시설이 발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창 진화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조명이 3시간 이상 정상적으로 켜져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누전이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지붕 2층에는 전기시설이 아예 없고 1층에는 조명이 있지만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어 누전시 바로 차단이 된다"며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소방 관계자가 "연기로 봐서는 기와 속에서 불이 난 것 같다. 그래서 물을 부어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누전이나 전기합선의 가능성을 낮게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방화와 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화재 당시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러나 한창 진화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조명이 3시간 이상 정상적으로 켜져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누전이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지붕 2층에는 전기시설이 아예 없고 1층에는 조명이 있지만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어 누전시 바로 차단이 된다"며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소방 관계자가 "연기로 봐서는 기와 속에서 불이 난 것 같다. 그래서 물을 부어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누전이나 전기합선의 가능성을 낮게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방화와 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화재 당시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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