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새벽 숭례문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전소돼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화마가 국보 1호인 숭례문을 삼켜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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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8시 48분께 숭례문 2층 누각에서 시작된 불은 발생 3시간을 넘어서면서 2층 전체를 휘감기 시작해 누각 곳곳을 뚫고서 5∼10m에 달하는 거대한 불기둥을 형성해 올곧게 서있던 숭례문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불길은 2층 외벽을 통해 훤히 보일정도 검은 연기를 토해내 건물 곳곳을 집어 삼켰고 서서히 숯덩이처럼 변한 2층 누각은 서울역 방면 후면에서부터 우수수 떨어지면서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숭례문 주변을 수십여대 소방차가 둘러싼 채 진화작업을 나섰지만 아무런 진전없이 속수무책이었다. 굴절사다리차 10여대가 동원돼 2층 누각 위로 연신 물을 뿜어댔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은 채 검뿌연 연기를 끊임없이 뱉어냈다.
사다리차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누각 근처로 잽싸게 다가섰던 소방관들은 소화호스를 든 채 누각사이로 피어오르는 연기만을 지켜봤고 성벽 주변에서 호스를 든채 진을 쳤던 소방관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진화작업을 벌이던 한 소방관은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여러 화재를 경험해봤지만 이런 불은 처음이다. 불이 난 2층 지붕 안으로 쏟아붓는 물이 전혀 들어갈 수가 없으니 불을 끄는 우리도 전혀 손을 쓸 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숭례문 관리를 담당하는 문화재청 관계자도 "불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발만 동동 굴렀다.
사다리차 여러대가 숭례문 옆면에 수시간째 물을 들이부었지만 물기둥은 불기둥이 두려운 듯 이내 숭례문 외벽에서 흘러내리고 말았다. 진화작업을 위해 숭례문 주변을 밝게 비춘 10여개의 조명은 안으로 점점 타들어가는 국보 1호의 쓰라린 모습만을 훤히 밝힐 뿐이었다. 소방차 주변에서 대기 중인 소방관들은 숭례문을 삼키는 화마를 멍하니 쳐다본 채 쓰러져가는 국보 1호에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화재초기 숭례문 2층 내부에서 진화작업을 벌인 한 소방구조대원은 "화재초기 숭례문이 국보 1호라는 상징성 때문에 문화재청에서 (발화지점 부근을) 부수지 못하게 했다. 부수지 않고서는 불을 끌 수 없는 데 이게 화재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 소방관은 "불이 난 지붕에 물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 부숴야 했다. 소방차로 안되면 헬기를 띄워서라도 지붕에 물을 부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진압작업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숭례문 주변에는 화재소식을 듣고 나온 시민들이 몰려들어 불기둥과 희뿌연 연기 속에 무너져가는 국보 1호를 지켜봤으며 걱정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섞인 긴 한숨소리를 털어놓았다. 폴리스라인 주변을 꽉 채운 시민들은 '이를 어떡하냐', '불이 왜 이렇게 꺼지지 않느냐'는 등의 외마디 비명을 질렀으며 2층 누각 곳곳이 무너져내릴 때마다 가슴이 꺼지는 듯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다리차 여러대가 숭례문 옆면에 수시간째 물을 들이부었지만 물기둥은 불기둥이 두려운 듯 이내 숭례문 외벽에서 흘러내리고 말았다. 진화작업을 위해 숭례문 주변을 밝게 비춘 10여개의 조명은 안으로 점점 타들어가는 국보 1호의 쓰라린 모습만을 훤히 밝힐 뿐이었다. 소방차 주변에서 대기 중인 소방관들은 숭례문을 삼키는 화마를 멍하니 쳐다본 채 쓰러져가는 국보 1호에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화재초기 숭례문 2층 내부에서 진화작업을 벌인 한 소방구조대원은 "화재초기 숭례문이 국보 1호라는 상징성 때문에 문화재청에서 (발화지점 부근을) 부수지 못하게 했다. 부수지 않고서는 불을 끌 수 없는 데 이게 화재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 소방관은 "불이 난 지붕에 물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 부숴야 했다. 소방차로 안되면 헬기를 띄워서라도 지붕에 물을 부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진압작업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숭례문 주변에는 화재소식을 듣고 나온 시민들이 몰려들어 불기둥과 희뿌연 연기 속에 무너져가는 국보 1호를 지켜봤으며 걱정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섞인 긴 한숨소리를 털어놓았다. 폴리스라인 주변을 꽉 채운 시민들은 '이를 어떡하냐', '불이 왜 이렇게 꺼지지 않느냐'는 등의 외마디 비명을 질렀으며 2층 누각 곳곳이 무너져내릴 때마다 가슴이 꺼지는 듯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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