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께 죄송하고 후손에게 면목없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이 10일 밤 화재로 인해 완전히 소실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숭례문이 무사하기를 기원했던 시민들은 충격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밤 뉴스특보를 통해 국보 소실 장면을 지켜본 김성아(25.여)씨는 "말로만 '국보 1호'일 뿐 그에 걸맞는 안전시설이 없었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며 "이번 사고는 정말 말도 안되는 사고"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훈범(28)씨도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 1호인데 이런 식으로 불타버리다니 정말 허탈하고 안타깝다"며 "화재가 일어났을 때 빨리 조치를 못한 당국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담당자를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이장혁(27)씨는 "우리나라는 목재문화재가 많은데 이런 특성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소방당국을 탓하기보다는 문화재 관리에 소홀했던 점에 더 관심을 갖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만수(26)씨도 "우리 문화재는 과거에도 방화 등 화재로 소실된 사례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은 없었다"며 "이미 겪었던 일을 또다시 겪게 되니 정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기환(25)씨는 "일반주택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국보인데도 화재진압에 5시간이나 걸렸다"며 "국보조차 5시간이나 타도록 제대로 조치하지 못하는 방재시스템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터넷에서도 국보 1호를 잃은 현실을 개탄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디가 '배움의자세'인 한 네티즌은 "문화재와 이 땅의 자연은 우리 조상께서 후손에게 물려주라고 우리에게 잠시 관리를 맡긴 것인데 후손에게 물려줄 것들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기님'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인터넷 포털에 올리면서 "금방 끄겠거니 했는데 600년의 혼을 담은 국보 1호가 눈 앞에서 무너졌다"며 "선조들께 죄송하고 후손에게 면목이 없어졌다. 숭례문은 이제 다시 보지 못할 추억이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kbj@yna.co.kr
'보기님'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인터넷 포털에 올리면서 "금방 끄겠거니 했는데 600년의 혼을 담은 국보 1호가 눈 앞에서 무너졌다"며 "선조들께 죄송하고 후손에게 면목이 없어졌다. 숭례문은 이제 다시 보지 못할 추억이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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