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새벽 숭례문이 화재로 일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소방재난본부와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에 대해 "숭례문의 구조상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11일 새벽 숭례문 화재 현장 인근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서까래와 기와 사이에 적심이 위치하는 한식 구조물의 특성상 냉각수를 뿌려도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진화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적심은 지붕의 기와 안쪽에 설치된 목재 구조물을 말한다.
정정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초기에 대원들이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했으나 나중에는 적심에 불이 옮겨붙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으며 김상구 문화재청 건축과장도 "적심에서 불이 난 경우 냉각수를 쏴도 적심에 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기와를 벗겨내고 진화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기와의 무게 때문에 소방 호스로 물을 뿌려 기와를 벗겨 내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재청이 지닌 재난유형별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한식 구조 건물의 화재 시에는 기와를 해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기와 표면이 얼어 지붕에 올라가기도 어려웠다고 이들 기관은 전했다.
이 밖에 숭례문이 도심에서 1분 이내에 출동이 가능한 지역에 위치해 있고 목조건물이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었고 내부에 화재 감시 센서도 없었다고 이들 기관은 덧붙였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지원 하에 남대문경찰서에 수사 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수사 범위에는 화재의 원인 뿐만 아니라 문화재 관리 감독 소홀과 관련된 부분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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