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출근길 시민들 “어떻게 이럴 수가”

등록 2008-02-11 09:09수정 2008-02-11 10:16

지난 10일 발생한 화재로 부분 붕괴가 일어난 국보 제1호 숭례문이 11일 잔해만 남은채 출근길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발생한 화재로 부분 붕괴가 일어난 국보 제1호 숭례문이 11일 잔해만 남은채 출근길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오프라인 "허탈ㆍ좌절ㆍ개탄" 봇물 터지듯

화마에 쓰러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11일 아침 참담한 모습을 드러내자 출근길 시민들은 당혹감을 넘어 좌절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허탈한 표정의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인근 공무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원망에 찬 욕설을 내뱉거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눈길은 모두 검게 무너져내린 누각에 쏠렸으며 `되풀이되면 안 될 아픈 장면'이라며 휴대전화기를 꺼내 `흉물'이 돼버린 숭례문을 사진기에 담았다.

한성렬(45.회사원)씨는 "마음이 아프다. 복원이 되더라도 의의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국보를 관리하는 게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화가 치민다"라고 눈에 핏발을 세웠다.

최승혁(30.회사원)씨는 "참담하고 허탈하다"며 "방화라는 얘기도 있던데 정말 그렇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문화재에 불을 지르는 건 `사회적 테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병일(46.회사원)씨는 "전날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당혹스러웠다가 불기둥이 치솟아 전소했다는 얘길 듣고는 허탈했다"며 "잔해를 보니 `자존심 1호'가 무너졌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참담한 숭례문의 모습에 시민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일부 출근길 차량들은 도로에서 서행하거나 정차해 창 밖으로 삿대질 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가운데 당국은 서둘러 숭례문에 가림막을 치기 시작했다.


일부 익명성이 보장돼 의사표현이 자유로운 온라인에서는 더 노골적인 감정이 쏟아졌고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당국의 반성을 촉구하는 차분한 글도 눈길을 끌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아이디 `hikim63'씨는 "완벽한 대책 없이 일반에 개방한 데 문제가 있다"며 "부작용까지 예측해 일반인의 접근이 쉬워지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다. 문화재는 가까이 두고 즐기는 것보다 보존이 우선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영훈씨는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운현궁은 차 돌진으로 문이 부서지고 숭례문은 불타고, 화성의 장안문도 그슬리고, 수어장대도 불타 없어지고, 경복궁 문은 탈 뻔하고, 양양 낙산사는 다 타버리고...관리 좀 똑 바로 하자"며 허탈함을 내비쳤다.

심은주씨는 싸이월드에서 "설에, 또 대통령 취임 직전에 국보 1호가 불에 탄 것은 조상의 암시"라며 "한글을 제쳐두고 영어를 숭상하고 금수강산을 토막내려고 하니 조상이 진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