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사건의 방화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1일 방화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을 봤다는 개인택시 운전기사 이모(49)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화재 발생 무렵인 10일 오후 8시40분~8시50분 사이 숭례문 근처인 서울 중구 YTN빌딩 앞쪽 횡단보도에서 점퍼 차림에 모자를 눌러 쓴 50대 남성을 자신의 택시에 태운 뒤 숙명여대 입구에서 내려줬다.
이 남성은 입에서 술냄새를 풍기고 있었고 `몹시 불안하고 경직돼 있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남대문을 지나칠 때 연기가 보이길래 `왜 연기가 나지?'라고 중얼거렸는데 손님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뉴스를 듣고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택시기사 이모(44)씨는 전날 화재 직후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쇼핑백을 들고 남대문에 올라갔다 내려온 뒤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며 방화 용의자의 존재를 처음 제기한 바 있다.
이씨는 자신이 본 50대 남성이 검은색 점퍼와 검은색 바지, 검은색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회사원 이모(30)씨도 한 방송사에 "60대 전후의 남성이 등산용 배낭과 알루미늄 사다리를 메고 누각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고 제보했다.
그러나 이씨가 목격한 남성은 황색 계통의 상의를 입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른 목격자가 전하는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다소 차이가 있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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