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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참담…허탈…분개…시민들 헌화 발길

등록 2008-02-12 07:55

300여명 현장 지켜봄 일부 눈물…누리꾼 관리소홀 질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국보 제1호 숭례문(남대문)의 잔해 앞에는 11일 흰색 국화가 하나 둘씩 쌓여갔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의 서울역 쪽 잔디광장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일부 시민들의 손에는 국화가 들려 있었고, 어떤 이들은 처참하게 변한 숭례문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하나같이 참담한 표정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신의주에서 내려와 서울 중구 회현동에서만 50년을 살았다는 신정갑(84)씨는 눈물을 흘리며 “라디오에서 숭례문에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새벽부터 나와 지켜봤다”며 “남대문 시장에서 40년 동안 화장품 가게를 하면서 새벽같이 출근하면서 봐 온 숭례문이 무너진 것을 보니 지난 세월이 생각나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고 말했다.

근처 남대문 시장 입구에서 잡화 노점을 하는 김동수(60)씨는 “어제 저녁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연기만 나고 금방 진화될 것처럼 보도가 나와 그냥 해프닝일 줄 알았는데, 새벽에 나와 숭례문이 무너진 모습을 보고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며 “장사를 할 마음이 들지 않을 만큼 허망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여의도 직장에서 일부러 와 봤다는 한화증권 직원 양현석(30)씨는 “오전에 고객들을 만났는데, 모두 창피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직접 와 보니 창피하다기보다 참담하다”며 “더군다나 누군가 불을 질렀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내 속도 타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도 숭례문 전소를 안타까워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가득했다. 문화재청 누리집은 분노한 누리꾼들이 몰려들면서 한때 정지 사태를 겪기도 했다. 문화재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도대체 변하는 게 없다.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문화재 화재 사고가 있었는데, 국보 1호에 소화기 여덟 대라니 소 잃고 외양간마저 지키지 못하는 것이냐”(아이디 우리나라), “국보 1호 하나 못 지키는 나라에서 어떤 제대로 된 정치가 있을 수 있겠느냐”(아이디 이아영) 등 문화재청의 관리 소홀을 질타하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낙산사 화재에서 많이 느꼈을 터인데 소방방재청의 대응엔 실망이다. 이게 마지막 실수라면”(아이디 bighipsnv), “5시간 동안 못 끄다니. 호스 땅에 고정시켜 놓고 멀찌감치서 쳐다만 보고 있대. 정말 해도 너무한다”(아이디 r5667) 등 소방당국의 진화 실패에 실망과 분노를 토로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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