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숭례문 화재와 관련해 담화문을 발표하던 도중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국민담화문 발표 “문화재 복원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숭례문 화재.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문화시정을 강조하고 문화자산을 활용하는 데 역점을 두면서도 정작 역사문화 자원의 보호와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앞으로 문화재 복원과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예산을 투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숭례문 화재에 대한 대 시민 담화문'를 발표, "하루 밤새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숭례문을 보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도 새까만 숯 더미로 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지금 숭례문 화재의 법적 책임을 두고 많은 논란이 오가고 있지만 포괄적으로 서울시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관리를 위임받은 관할 구청에 대해 서울시라도 나서서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지 못했던 점이 못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숯덩이가 된 마음으로 모두가 망연자실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이에 서울시는 현대적인 화재진압 설비 구축, 중요 문화재에 대한 상주인력 배치 등 더 늦기 전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주인력 배치에 대해 "자치구를 포함해 현재 문화재를 관리하는 인원은 96명 정도"라면서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인력 확충을 통한 상주인력 배치, 소방설비 확충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문화재 등급에 맞는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또 "시의 법적 관할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이라도 문화재 복원과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예산을 투자하고 지원하겠다"며 "또한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숭례문의 복원과 더불어 일제때 멸실된 좌우측 성벽도 원형대로 복구함으로써 이번 화재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으며, 숭례문 복원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 복원과 관련, "현재 숭례문에 좌우측의 날개(성벽)가 없는 데 남산쪽에 50~70m의 여유공간이 있는 만큼 가능하면 빠르게 복원할 것"이라며 "이미 광화문 복원을 위해 확보한 소나무 등 자재를 숭례문 복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광화문 복원과 함께 혹은 선행해서 숭례문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민족의 600년 유물을 잃었다는 비통함을 우리 국민 특유의 저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제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숭례문 복원에 대한 희망을 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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