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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숭례문 복원 부재 어떻게 확보하나

등록 2008-02-12 14:10

국보 1호 숭례문의 방화 용의자가 잡히면서 이제 소실된 숭례문의 원형 복원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남았다.

문화재청은 정밀 실측도면이 있어 숭례문의 기술적인 복원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한 적절한 부재를 어떻게 확보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층ㆍ석축 대부분 재사용 가능" = 김상구 문화재청 건축문화재과장은 12일 "2층 문루 부분은 대부분 새 부재로 복원해야 하지만 1층 문루 부분의 부재는 80% 가량이 재사용이 가능하고 석축 부분은 99%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통상 목부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하는 데다 1960년대 초반 수리 과정에서도 기존 목부재를 50% 이상 새 부재로 교체했기 때문에 복원 이후에도 문화재적 가치의 훼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1961-1963년 해체, 수리 과정에서 새 부재로 교체된 후 현재 한국전통문화학교에 보관 중인 주요 옛 부재 350여점은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는 없으나 기법 등을 알아내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과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부재를 그대 사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강근 경주대 교수는 "복원 과정에서 기존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한다고 하는데 이는 심리적 위안을 주기 위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기존 부재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화재에 노출된 기존 부재와 새로운 부재가 함께 쓰이면 오히려 더 부실해질 수 있다"며 "차라리 상징적으로 옛 부재는 기둥 정도만 활용해 복원한 후 나머지 옛 부재들로는 따로 숭례문 모형을 만들어 경각심을 주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새 목재 구하는 것도 난관 = 남아있는 부재를 최대한 그대로 활용한다고 해도 새 부재 수요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적당한 목재를 구하는 것이 가장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2006년에 발간된 숭례문 정밀실측보고서에 따르면 숭례문 부재 중 수종 조사가 실시된 목부재는 총 120점이었으며 그중 대다수인 116점이 소나무류로 밝혀졌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거나 왕실의 장례용 관을 짜는 데 사용된 토종 금강 소나무의 경우 재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아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 주로 쓰이는데 현재 수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림청에 의하면 문화유산 복원용으로 공급 가능한 소나무는 강원 강릉시와 삼척시, 경북 봉화군과 울진군 등 일대 9만㎡에 20만그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기둥에 쓰일 지름 1m 이상의 대형 소나무를 확보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해 광화문 복원에 사용될 금강 소나무를 구하기 위해 백두대간 일대를 1년여 동안 샅샅이 뒤진 끝에 겨우 26그루를 찾아냈으며 그나마도 지름이 90㎝ 이상되는 것은 2그루에 불과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선조인 이양무 무덤이 있는 강원 삼척의 준경묘 일대 국유림에 쓸만한 금강 소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전주이씨 문중과 지역주민이 소나무 벌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를 사용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보 1호'를 복원하는 데 수입 목재를 쓰기도 난감한 상황이어서 목재 확보를 두고 문화재청이 또한번 큰 고민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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