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사법 사상 처음으로 대구지방법원 제11호 대법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배심원제)에 참여를 희망한 배심원 후보들이 황영목 대구지법원장의 인사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국내외 취재진 수십명…일본 검찰도 참관
배심원 탈락 후보들 “다음에도 오겠다”
배심원 탈락 후보들 “다음에도 오겠다”
국내 사법 사상 처음으로 12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국민참여 재판은 해외 유력 언론과 일본 검찰 관계자가 법정을 찾고 국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는 등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대구지법에 따르면 미국 뉴욕 타임스, 일본 NHK, 아사히신문, 후지TV, TBS(동경방송) 등의 외신이 이날 법원 관계자와 배심원 후보들에게 국민참여 재판을 치른 소감과 제도의 장단점 등을 묻고 재판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일본 검찰은 검사 1명을 이날 재판에 참관시켜 국내 검찰 측의 설명 방식과 배심원 반응 등을 꼼꼼히 살폈다.
일본에서 온 한 TV 기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내년 봄부터 배심원 제도를 도입해 한국의 사례에 관심이 높다"며 "일반 시민이 어떤 이유로 배심원으로 참여하려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지법에는 국내 신문.방송.통신.인터넷 매체 취재진 40여 명이 몰리고 재판 현장을 구경하려는 일반 시민들까지 합세해 재판장인 제11호 대법정 주변이 큰 혼잡을 이루었다.
영하 3도의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배심원 후보로 뽑힌 시민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오전 법정을 찾은 배심원 후보는 전체 배심원 후보 대상자의 37% 수준인 86명으로 법원 측의 예상보다 두 배나 많았다.
통상 모의재판에 전체 배심원 후보 중 10% 정도만 법정에 출석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이날 출석률은 아주 높았다는 것이 법원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배심원단 12명에 들지 못해 법정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배심원단에 뽑히지 못한 후보 손병업(42.자영업) 씨는 "국내 첫 국민참여 재판의 배심원 후보로 뽑혀 꼭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기뻤다"며 "이왕 온 김에 배심원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락 후보인 최승희(55.여.주부) 씨도 "(후보 출석이)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비록 배심원은 못됐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법원에 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tae@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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