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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숭례문 방화는 성격이상ㆍ증오심에서 비롯”

등록 2008-02-12 14:18수정 2008-02-12 14:26

1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숭례문 방화용의자 채아무씨가 수사본부가 차려진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되고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숭례문 방화용의자 채아무씨가 수사본부가 차려진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되고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재범우려 높아, 치료 필요”…“‘불만토로’ 사회적 시스템 시급”
숭례문 방화사건이 한 개인의 토지보상문제와 과거 방화사건에 대한 판결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개인의 불만표출이 범죄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사회적 폐해로 돌아올 수 있음이 재삼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12일 이 같은 범죄의 배경을 성격이상이나 증오심에서 찾고 재범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모방범죄 예방차원에서 공공장소 등에 대한 감시체계 강화는 물론 사회불만자나 소외계층이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원인은 용의자의 '성격이상'에서 찾을 수가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 사회적 불만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표 교수는 "모방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의 표면만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성격이상의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폭력이나 방화로 표출하는 조짐이 나타날 때 철저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개인과 국가사회 전체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발생한 증오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며 "2년 전에도 방화를 했는데 불만사항이 해소되지 않으니 재차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용의자처럼 두차례 이상 방화를 한 사람을 방화광이라고 지칭하지만 이런 경우일 수록 재범률이 매우 높은 만큼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며 "모방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공장소 감시체계 강화는 물론 소외계층이 자신의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제도적 소통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국대병원 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이 같은 범죄유형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적극적인 표현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방식이 너무 파괴적인 방향으로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얼마 전 휴대전화에 불만을 갖고 승용차로 회사정문을 들이받은 사례도 비슷한 범죄 유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일반 사람이 볼 때는 전혀 이해가 안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억울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데 이는 사회적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극단적인 파괴행위로 불만을 표출하는 방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소통채널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선정신과의원 김우선 원장은 "숭례문 방화는 복수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이 피해를 받았다는 생각이 쌓이고 쌓여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다시 폭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용의자가 첫 범행을 저질렀을 때 대처가 중요했는 데 아쉽다. 과거 창경궁 방화당시 법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명했다면 이번 범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심리적 기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발을 막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정신과 전문의도 "용의자가 개인적, 사회적 불만을 가지고 엄청난 일을 저질렀지만 정신이상자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면서 "범죄의 배경이나 향후 예방차원을 위해서라도 범죄자의 정신과적 진단 및 심리적 배경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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