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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당선인 “국민성금으로 복원” 제안에 “또 국민이 뒤처리” 반발 확산

등록 2008-02-12 19:26수정 2008-02-12 22:09

지난 10일 밤 방화로 잿더미가 된 서울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12일 오후 공사 관계자들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지난 10일 밤 방화로 잿더미가 된 서울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12일 오후 공사 관계자들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인수위 “새 정부 출범 뒤 국민 모금운동 전개”
전문가 “복원 계획·방재 시스템 갖추는게 우선”
“화재로 무너진 숭례문을 국민 성금으로 복원하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당선인은 12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회의에서 “정부 예산보다 오히려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게 국민에게 위안이 되지 않겠나,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마침 해외 동포단체에서도 숭례문 복원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오늘 아침에 보내왔다”고 말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재일민단 쪽에서 숭례문 복원을 위해 2천만엔을 모금해서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숭례문 복원과 관련해 인수위는 국민 성금으로 복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새 정부 출범 뒤 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인터넷에서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오른 관련 기사에는 이 당선인의 제안을 강하게 비판하는 댓글이 몇천개씩 달렸다.

누리꾼 ‘siviya’는 네이버에 올린 댓글에서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도 국민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서 기름때 다 닦아냈는데 이번엔 숭례문까지 만들어내라는 말씀입니까? 무슨 사고 터질 때마다 정작 일해야 할 분들은 숨어 계시고 보다 못한 국민들이 나서서 처리해야하는 이 현실이 슬프군요”라고 말했다. 누리꾼 ‘bongfish’도 “지금이 새마을운동 시절도 아니고 이런 걸 국가에서 추진하는 게 어디에 있나? 공무원 동원해 모금하는 모습에 ‘평화의 댐’ 생각이 난다”고 비꼬았다.

일부 누리꾼은 “복원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으로 좋은 의견 아닌가?”(작성자 lbj2120), “물론 세금 걷어서 만들 수도 있지만, 성금 내서 지으면 나중에 자식들에게도 의미 깊은 건축물로 되지 않을까 싶은데”(아이디 hleeu) 등 모금운동을 지지했으나, 소수에 그쳤다.

문화재 복원 전문가들도 모금 방식에 반대 의견을 냈다. 김정동 목원대 교수(건축학)는 “지금은 숭례문의 옛 모습을 제대로 살리는 복원 계획을 만드는 것과 효과적인 방재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급선무”라며 “이번 화재로 마음이 아픈 국민들에게 또 돈을 거둬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도 “서울시장 시절 전시행정을 위해 수문장 교대식을 숭례문에까지 연장하면서 예산을 수십억원씩 쓰고도 안전 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않았던 장본인이 바로 이 당선인”이라며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국민 성금 운운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발빠르게 모금운동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서울 서초구는 이날 “주민자치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모금 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며 “먼저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2천만원을 모으고, 서초구청 공무원도 1천만원을 모아 3천만원의 성금을 관계 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유신재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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