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울산에서 우영진군의 사진을 계모인 오모(30)씨가 들어 보이고 있다. 당시 오씨는 우 군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연합
경찰에서 폭행사실 등 자백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6일 울산에서 실종된 우영진(6)군을 살해한 뒤 주검을 불에 태운 혐의로 계모 오아무개(30)씨를 12일 긴급체포했다.
오씨는 경찰에서 “지난 5일 저녁 영진이와 함께 밥을 먹다가 고집을 부리고 말을 듣지 않아 영진이의 빰을 때렸는데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로 가서 구토를 해 잠을 재웠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죽어 있었다. 다음날 콜밴을 불러 영진이의 주검을 종이상자에 담아 혼자 옮겼으며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논두렁의 쓰레기통에 넣어 불에 태웠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6일 주검을 태운 뒤 집으로 돌아와 울산 남부경찰서 야음지구대에 “아이가 6일 오후 1시30분께 집 근처 오락실에 놀러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오씨는 우군이 오락실에 갔을 때 자신은 산책을 갔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나 같은 시각 경주 외동에 있었고, 신고 뒤 우군을 찾으면서 정작 오락실을 찾아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는 바람에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우군의 주검을 경주 외동의 한 논두렁에 버려진 드럼통에서 발견했다. 우군의 주검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오씨가 둔기 등으로 우군을 때렸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13일 부검을 벌일 예정이다. 또 숨진 우군의 몸무게가 23㎏이나 나가고 콜밴이 우군의 주검을 내려준 곳에서 주검이 발견된 논두렁까지의 거리가 500여m나 떨어져 있으며 오씨가 주검을 콜밴에 태우기 전 연락을 받은 오씨의 남동생이 오씨 집에 들른 점 등을 들어 공범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오씨가 우군을 폭행해 숨지게 했을 당시 우군의 아버지는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집에 없었다.
숨진 영진군은 부모의 이혼으로 세 살 때부터 고모한테 맡겨져 지내다 지난해 4월부터 아버지 우씨와 생활해왔으며 지난해 10월 우씨가 오씨와 재혼을 한 뒤 평소 오씨에게서 ‘고집이 세다’는 등의 이유로 구박을 많이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13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 우영진(6)군 시신 유기 현장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우군의 계모 오아무개(30.가운데)씨가 우군의 시신이 담긴 종이 박스를 폐드럼통에 넣어 태우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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