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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7남매 키우며 옥바라지해 온 아내에 감사”

등록 2008-02-13 19:12수정 2008-02-13 19:16

이관복씨
이관복씨
사회운동 42년만에 국내 최고령 학사모 ‘광화문 할아버지’ 이관복씨
국내에서 학사모를 쓰는 역대 최고령자가 나온다. 오는 15일 열리는 숭실대 200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를 받는 이관복(74)씨는 이효계 숭실대 총장보다 나이가 더 많은 국내 최고령 대학 졸업생.

1955년 충북 청주상고를 졸업한 이씨는 무극고등공민학교에서 국어교사를 시작했으나, 5·16 쿠데타 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교사들을 학교에서 떠나게 하라”는 지침 때문에 교사 생활을 접었다. 그 뒤 서울신학대학을 거쳐 숭실대 사학과에 편입했던 이씨는 64년 7월 한일회담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학업을 쉬게 됐고, 그 뒤 42년 동안이나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동안 이씨는 교육운동가, 민주화운동가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유신 정권이 들어선 뒤 당시 중학교 교과서에 적혀 있던 “유신 체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말을 부정했다가 옥살이를 했고, 80년 만기 출소한 뒤 곧바로 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기도 했다. 90년대에는 범민련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중 범민련 음해 사건에 휘말려 징역살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에는 ‘효순·미선양 사건’으로 500일 동안 촛불집회를 지키며 ‘광화문 할아버지’로 이름을 날렸다.

이씨는 지난 2005년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40년이 넘게 걸린 학업을 마침내 마칠 수 있게 됐다. 백발에 가방을 멘 이씨가 학교에 다시 등장했을 때 학생들은 ‘명예교수가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늘 학교로 돌아오고 싶었으나 사회운동과 그에 따른 징역살이 등으로 여의치 않았다”며 “7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며 징역살이를 뒷바라지해 온 아내가 너무 안타깝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졸업 뒤의 계획에 대해 이씨는 “학부에서 국사를 배웠으니, 대학원에 진학해 서양사를 공부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운동을 계속할지 여부를 묻자 “당연히 해야지”라고 잘라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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