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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야간 상주 경비인력 인건비 줄이려 폐지

등록 2008-02-13 21:43수정 2008-02-13 22:34

13일 오후 숭례문 화재 현장 안에서 서울 남대문경찰서 현장감식반 완장을 두른 이들과 현장공사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13일 오후 숭례문 화재 현장 안에서 서울 남대문경찰서 현장감식반 완장을 두른 이들과 현장공사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지자체, 2005년부터 관리인력 앞다퉈 없애
서울시·문화재청은 ‘무인경비 전환’도 몰라
숭례문을 담당하는 서울 중구청을 비롯해 중요 문화재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2005년께부터 앞다퉈 야간 상주 관리인력을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 절감과 효율성만 따진 결과였다. 중구청은 2005년 숭례문 개방에 따라 야간 관리 인원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 사라진 야간 관리 인력=서울 중구청은 2005년 5월까지 3인 1조를 운영하며 주·야간에 걸쳐 숭례문을 지켰다. 밤에도 근처 숙직실에 근무자가 남아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감시하거나 직접 순찰했다. 하지만 같은해 6월 숭례문 광장 조성과 개방에 즈음해 야간경비를 민간 경비업체의 무인경비에 맡기기 시작했다.

사정은 흥인지문(동대문), 동묘 등 많은 문화재가 있는 서울 종로구도 마찬가지다. ‘보물 1호’인 흥인지문의 경우 2003년께까지 야간에도 공무원이 남아 보호했다. 하지만 균열에 따른 보수 공사가 이어진 뒤 공사가 끝난 지난해 7월부터는 무인경비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야간 관리 인력이 사라졌다. ‘보물 142호’인 동묘도 직원이 숙직실에서 야간 근무를 했는데, 2005년부터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구청은 “숭례문이 개방되면서 야간에도 접근이 가능해져 숙직자 1명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었다”며 “숙직 인원을 늘리려고 했으나 예산 때문에 (숙직 인원을 아예 없애고)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종로구청도 “예산을 절감하려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병호 종로구청 문화체육과장은 “무인경비가 인건비를 50%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순식간에 일어나는 화재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 문화재청은 몰랐다=중요 문화재에 대한 관리 체계가 화재에 취약한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도 이를 감독해야 하는 서울시나 문화재청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관리 시스템 변화를 보고할 의무는 없다”며 “시스템이 변경됐다고 알려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서울시나 문화재청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도 “문화재 개방 여부나 예산 요청 등은 알 수 있지만 현장 경비 상황을 점검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문화재청의 한 사무관은 “많은 문화재에 대해 일일이 어떻게 확인하겠느냐”고 되물었다.

■ 뒷북 대책=서울시는 지난 12일 각 자치구 문화재 관리팀장을 모아 회의를 열고 주·야 상주 관리인력을 다시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유성찬 시 문화재관리팀장은 “자치구 기능직이나 상용직 공무원을 주·야 상주인력으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흥인지문의 경우 6명 정도로 주간 2명, 야간은 2개조 2명씩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야간 순찰에 공익요원을 동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어 “숭례문 화재는 공공부문의 현장 인력 축소가 낳은 필연적 결과”라며 “공공시설물을 관리할 최소한의 필수 인력인 공공 노동자들을 계속 줄이면서 시설물 관리의 안전성을 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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