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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수위 ‘하루짜리 발표’ 국민모금운동 없던 일로

등록 2008-02-13 21:47수정 2008-02-13 22:35

국민 성금을 모아 숭례문을 복원하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이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하룻만에 국민모금운동 계획을 철회하는 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13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이 당선인이 숭례문 복원 문제에 대해 말한 것이 본의가 제대로 전달이 안 돼 오해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모금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아픈 상처를 보듬기 위해 정성을 모아서 스스로 치유받는 과정에 동참하자는 뜻으로 말했는데 국민에게 부담주는 것 같은 인상을 줬다”며 “너무 상처가 깊다 보니까 울분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 부분부분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밝힌 국민모금운동 추진계획을 철회했다. 이 대변인은 “물론 국가예산으로 하되 자발적으로 들어오는 성금도 숭례문 복원에 활용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모금운동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인수위와 한나라당 안에선 또 서둘다가 ‘헛발질’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수위 관계자는 “사전에 아무런 내부 논의도 없이 아침 회의에서 당선인이 한마디 한 것이 순식간에 새 정부의 계획인 것처럼 발표돼버렸다”며 “파장이 크고 예민한 사안인데 더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한나라당 의원도 “통신비 인하, 영어교육 그리고 이번 숭례문 국민성금까지 인수위가 계속 서두르면서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이런 실수들 때문에 결국 한나라당 후보들이 총선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인수위의 국민모금 철회와는 별개로, 일부 유명인사들과 기업·단체들이 이 당선인의 모금 제안에 발빠르게 응하고 있어 국민성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13일 “탤런트 유동근씨와 법무법인 충정이 숭례문 복원성금으로 각각 1억원을 전달해왔다”고 보도했고, <문화방송>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제작진과 출연진도 달력판매 수익금 중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누리집(홈페이지)과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또다시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무한도전 숭례문 1억 기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서명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다.

민간단체와 기업들도 모금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숭례문 복원에 5억원의 성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도 그룹 차원에서 30억원의 성금을 내기로 잠정 결정했지만, 모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복회는 ‘숭례문 복원 범국민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성금모금 운동에 나섰고, 재미동포 한인회들도 성금 모금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누리꾼 ‘mania9797’은 네이버에 댓글을 통해 “이렇게 나서서 기부하고 언론에 나오면 숭례문 하나 못지킨 정부는 또 감동의 국민 캠페인 뒤로 숨는 거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유신재 노현웅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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