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위 재심위 결정…학생들 반발 다시 천막으로
복학할 것으로 예상됐던 고려대 출교생들한테 학교가 다시 퇴학 처분을 내리기로 해 출교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고려대는 13일 교수 감금 등을 이유로 쫓아냈던 학생 7명에 대한 징계 재심의에서 이들한테 퇴학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기수 총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2일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출교 학생들을 퇴학시키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상벌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벌위원회 소속 교수들 사이에서는 ‘출교 조처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관계자는 “퇴학 처분은 재입학이 가능해 출교 조처보다 한단계 완화된 처분”이라며 “상벌위원회는 네 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통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출교생들이 낸 출교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출교 처분의 효력을 중지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2006년 4월 시작된 고려대 출교생 사태가 학생들의 복학으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학교 쪽이 퇴학 처분을 내리기로 하자, 출교생들은 징계 재심의 결과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영만(27·컴퓨터교육학)씨는 “이기수 신임 총장이 출교생들의 손을 붙잡고 ‘대학 입학 당시의 꿈을 다시 펼쳐보라’고 말한 지 겨우 2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등록금에 보태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었는데, 대화조차 거부했던 이전 총장들보다 더한 처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4일 고려대 본관 앞에 652일 만에 철거했던 천막을 다시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방침이다.
고려대는 법원이 내린 출교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과 이번 상벌위원회에서 결정한 퇴학 조처 사이에 법적 논란은 없는지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을 내려 발표할 예정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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