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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중앙일보, 스위스풍경 사진을 중국폭설로 ‘둔갑’

등록 2008-02-14 17:08수정 2008-02-18 16:37

중앙일보14일치 PDF. 중앙일보는 이 사진에 대해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중국의 구이저우, 후난, 후베이, 안후이, 장시, 광시, 충칭, 광둥, 티베트, 상하이 등 20개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중국 후난 지역에 내린 폭설이 얼어붙은 모습이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들은 얼음조각이 됐고, 나뭇가지에는 호수에서 날린 물기가 얼어붙어 칼날 같은 얼음 잎을 달고 있다. 중국의 폭설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baidu.com" 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중앙일보14일치 PDF. 중앙일보는 이 사진에 대해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중국의 구이저우, 후난, 후베이, 안후이, 장시, 광시, 충칭, 광둥, 티베트, 상하이 등 20개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중국 후난 지역에 내린 폭설이 얼어붙은 모습이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들은 얼음조각이 됐고, 나뭇가지에는 호수에서 날린 물기가 얼어붙어 칼날 같은 얼음 잎을 달고 있다. 중국의 폭설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baidu.com" 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3년전 사진 ‘꽁꽁 언 중국’으로 14일치 1면에 보도
사진부장 ‘중국쪽 취재원에 우리도 속았다’
‘짝퉁 제보’에 속은 것일까, 언론이 기초적 확인도 없이 무책임한 보도를 한 것일까.

<중앙일보>가 1면에 대형 오보사진을 실어 화제다.

중앙일보는 14일치 1면에 ‘올해 초 중국의 폭설 현장’이라며, 폭설로 얼어붙은 중국 후난지역의 사진을 실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중앙일보가 사진설명에서 밝힌 것과 전혀 다른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누리꾼들은 중앙일보 사진에 대해 이 사진이 2008년 중국 사진이 아니며, 이미 지난 2005년에 사진의 출처를 놓고 인터넷에서 한바탕 논란이 벌어진 유명사진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 사진과 관련한 논쟁은 <도깨비뉴스>가 2005년 12월 보도한 바 있다.

중앙일보는 2월 14일 1면 머릿 기사에 ‘꽁꽁 언 중국’ 이란 제목으로 옆 호수로부터 자동차에 날아온 물기가 얼어서 덮여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1면 윗부분 3단 크기였다. 기사는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중국의 후난 지역에 내린 폭설로 얼어 붙은 사진”이라는 설명과 함께 “중국의 폭설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보여준다”고 써 있다. 하지만 중국 후난 지역 어디인지, 누가 몇일에 찍었는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사진의 출처를 ‘중국 baidu.com’이라고 밝혔을 따름이다.


2005년 1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 추운 날씨가 계속돼 주변이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는 모습. 중앙일보에 실린 사진과 다른 각도의 사진이다. (출처 http://www.skyandsummit.com)
2005년 1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 추운 날씨가 계속돼 주변이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는 모습. 중앙일보에 실린 사진과 다른 각도의 사진이다. (출처 http://www.skyandsummit.com)
하지만 누리꾼들이 고발한 대로, 이 사진은 중앙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2008년 초 중국의 사진이 아니다.

이 사진은 도깨비뉴스가 출처 논란에 대해 “2005년 1월 스위스 제네바 인근 레만호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며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을 연상하는 풍경으로 같은 해 12월 소개한 바 있음이 확인됐다.

실제 이 사진과 함께 찍힌 사진들은 해외 웹사이트 스카이 서밋(http://www.skyandsummit.com/Glacegeneve/index.html)에 지금도 게재돼 있으며 폭설로 인해 온 세상이 얼음으로 뒤덮인 것 같은 스위스 제네바의 풍경을 담은 사진 31장이 이 사이트에 더 게재돼 있다. 이 사이트엔 “2005년 1월 26일 강한 추위가 스위스에 닥칠 것이란 기상 예보가 나간 후, 호수 주변에 거대한 얼음층이 생겼다. 현장엔 시속 110km 에 달하는 바람이 불었다. 온도를 추측해보라” 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이 실려 있어 이 사진들이 스위스 제네바 호숫가에서 찍힌 것임을 알 수 있다. 웹사이트 쪽은 사진의 저작권자인 Pierre-Alain 감사를 표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신문에 게재한 사진은 이 사이트에 올려져 있던 32개의 사진중 1개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중앙일보>ㄱ 사진부장은 14일 오후 “우리도 속았다. 중국에 있는 어떤 취재원이 보내준 것이다. 중국에 워낙 가짜가 많아 이곳저곳 출처를 확인해 봤는데 확인이 안됐다”고 해명했으나 “사진을 보내준 취재원은 밝힐 수 없다” 며 어떤 경로로 수집된 것인 지 자세한 경위는 알려주지 않았다. ㄱ 부장은 “15일치로 정정기사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5년 1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 추운 날씨가 계속돼 주변이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는 모습. 중앙일보가 1면에 실은 사진의 원본으로 보인다. (출처 http://www.skyandsummit.com)
2005년 1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 추운 날씨가 계속돼 주변이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는 모습. 중앙일보가 1면에 실은 사진의 원본으로 보인다. (출처 http://www.skyandsummit.com)

중앙일보쪽은 ‘중국쪽 취재원에 속았다’고 해명하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단계의 게이트키핑을 거치는 종합일간지 사진, 그것도 1면 단독 사진기사가 이러한 ‘오보’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간지 1면에 실리는 중요한 사진 기사가 저작권자는 물론 몇일 어디에서 찍은 사진인지를 전혀 밝히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정대 언론개혁시민연대 실장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기사를 복사할 때도 명확하게 출처와 저작권자를 밝히는 것이 저작권법의 원칙이다”라며 “국내 중견 언론사가 저작권자 표기도 하지 않고 사진을 무단사용한 것은 문제다” 라고 꼬집었다.

누리꾼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누리꾼 HJC 는 “중앙일보가 사진 출처라고 밝힌 baidu.com 은 구글과 같은 중국의 검색사이트일 뿐인데 출처를 검색사이트라고 밝히는 신문이 어딨냐”며 지적했다. 누리꾼 바람처럼은 “조금만 인터넷을 살펴봐도 예전에 화제가 된 사진인 것을 알텐데”라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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