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직원들은 14일 그룹내 '2인자'로 통하는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의 특검 참고인 소환 조사에 대해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이 실장이 검찰에 출두하면서 그룹 관계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이 실장의 소환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삼성 전략기획실의 한 직원은 "이 실장이 소환될 것이라는 예상이 여러군데서 나왔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황당하고 당혹스럽다"며 "이 실장마저 소환되니 그룹 위기가 새삼 실감나고 특검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두렵다"고 걱정했다.
이 실장은 그룹내 계열사 경영을 총괄 조정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서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재무, 인사, 투자 등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삼성을 '대리 경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실장 소환조사는 특히 이날 특검이 삼성전자 수원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데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벌인 데 뒤이은 것이어서 삼성 임직원들의 위기감을 더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특검의 칼날이 그룹의 턱밑을 겨누고 있는 것 같은 실감을 느낀다" "구정 이후 수사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특검의 수사가 예상보다 훨씬 가혹한 것 같다" "전방위 수사에 정신이 혼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실제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소환된 데 대해 한편으로는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고 관측하며 "특검이 최장 수사 가능 기간인 105일까지 진행되지 않고 조기에 종결될 수 있지도 않겠느냐"며 희망어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그룹 최고 의사결정자 중의 한명인 이 실장이 소환됨으로써 초래될 그룹 경영 차질, 대외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며 지난해 말 '특검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영공백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경영 마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특검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사실로 확인되는 위법, 불법 혐의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받더라도 하루빨리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경영 마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특검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사실로 확인되는 위법, 불법 혐의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받더라도 하루빨리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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