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협조 요청…조서는 안남겨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은 조준웅 특검이 지난 14일 직접 이학수(62) 부회장의 출석을 요구해 이뤄졌다고 15일 밝혔다. 또 조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삼성 쪽의 수사 협조를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비자금 조성 등 삼성의 전반적인 문제에 연루돼 있어 이에 대한 예비조사를 받았다”며 “조준웅 특검이 직접 이 부회장에게 여러가지 의혹을 물었고 삼성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도 지적했다. 그러나 따로 조서를 남기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자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 전략기획실 핵심 임원들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차명의심 계좌와 관련해 안정삼(53) 삼성전기 상무를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에 이어 이날 다시 출석하기로 했던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은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사건과 관련해 고발당한 김종환(60) 전 에스디에스 전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국제갤러리 관계자를 불러 삼성 비자금으로 값비싼 그림을 구매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국세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윤정석 특검보는 “이 회장 일가의 과세자료를 곧 확보할 예정이며, 법원이 기각한 이 회장 일가의 부동산 거래내역과 전환사채 보유와 같은 주식 변동내역 자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필요하면 다시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윤 특검보는 “법원이 천편일률적으로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하는데,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법원의 잇따른 영장기각을 비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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