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봄·오후·집’에서 많이 발생
형사정책연구원 ‘성폭력 및 자살 대책’ 보고서
형사정책연구원 ‘성폭력 및 자살 대책’ 보고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가장 잔인한 범죄인 `성폭력'과 죽음의 제일 나쁜 방법인 `자살'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진이 성폭력 범죄의 실태를 파악해 가해자의 재범 방지 방안 및 피해자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성폭력 범죄의 유형과 재범 억제 방안' 보고서를 펴냈다.
아울러 `한국의 자살 실태와 대책' 보고서도 내놨다.
17일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는 가을철, 늦은 밤이나 새벽에 야외나 공공장소에서 많이 발생하고 자살은 봄철, 오후 6∼8시께 집 또는 그 주변에서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 성폭력 `가을, 심야ㆍ새벽, 야외ㆍ공공장소' 조심 = 전영실 형사정책연구원 범죄동향연구실장 등 연구진 6명은 1천14건의 성폭력 범죄 기록을 분석하고 이 범죄로 보호관찰 또는 수형 중인 658명을 설문조사했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성폭력 범죄는 7천120건에서 1만3천573건으로 크게 늘었고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도 15.1건에서 27.7건으로 83.4% 증가했다.
1997년에는 여름(29.7%), 봄(28.2%), 가을(22.8%), 겨울(19.0%) 순으로 발생했지만 2006년에는 변화가 뚜렷해져 가을(29.3%), 여름(25.2%), 봄(25.2%), 겨울(18.8%)로 `가을'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요일별로는 전체 범죄가 토(15.0%), 금(14.9%)에 높고 월(13.3%), 일(13.6%)에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성폭력 범죄는 목(13.9%)~토(14.5%)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발생 시간은 심야(38.5%)가 많았고 일반 범죄보다 상대적으로 새벽(11.0%), 아침(4.4%)의 비율이 높은 반면 낮(20.3%), 저녁(5.4%)은 낮았다. 기록조사와 상담 결과에 따르면 범죄 발생 장소는 야외나 공공장소 21.7%, 숙박업소 12.8%, 가해자 집 11.8%, 피해자 집 10.5% 등의 순인 가운데 행위유형별로 강간은 숙박업소(24.9%), 강제추행은 야외.공공장소(31.7%), 강도강간추행은 피해자 집(38%)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의 나이는 1997년 20대(33.5%), 30대(25.6%), 10대(15.2%), 40대(12.1%) 순에서 2006년 30대(28.1%), 20대(22.1%), 40대(22.0%), 10대(10.3%) 순으로 바뀌었으며 같은 기간 50대가 4.7%에서 8.4%, 60대 이상이 1.8%에서 4.1%로 높아져 점차 연령대가 높아짐을 보여줬고, 평균 연령은 33.9세였다. 강간과 강제추행은 우발적인 경우가 37.2%, 79.3%였고 강도강간추행은 계획적인 경우가 78.0%에 달했으며 강간.강제추행은 단독범행과 음주자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강도강간추행은 공범이 있는 경우가 51%로 약간 많았고 음주 비율은 매우 낮았다. 재범자 비율이 지난 10년간 50~60%로 일반 범죄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것도 특징. 청소년 가해자의 성폭력 대상은 친구ㆍ동료 또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이가 많은 반면 성인 범죄자는 모르는 사람이나 범행 몇시간 전에 알게 된 사이가 많았다. 연구진은 "법 적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청소년 성보호법, 형법 등을 정비하고 성폭력 범죄자의 유형 등에 따라 재범 방지를 위한 교육ㆍ훈련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살 `봄철, 오후 6∼8시, 집 주변' 최다 = 박형민 형사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이 10년간 전국 경찰서 3곳에서 발생한 자살사건 1천282건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이에 따르면 오후 6∼8시에 발생한 자살 사건은 118건으로 10.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일상생활이 가장 활발한 정오∼오후 2시와 오후 4∼6시에 각각 115건(10.0%) 발생했고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에 발생한 경우는 75건(6.5%)으로 가장 적었다. 계절별로는 봄이 29.6%로 가장 높았고 여름(26.3%), 가을(23.7%), 겨울(20.4%) 순이었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도 절반 이상이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닌 집 주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나 동거 가족 및 주변인의 `관심ㆍ애착 부족'이 문제로 떠올랐다. 분석 대상 사건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1천269건 중 자살 장소가 집과 그 주변인 경우가 729건(57.4%)으로 절반을 훨씬 넘었고 `한적한 장소'(10.5%), `공공장소'(7.6%) 순이었다. 또 3분의 1 가량(31.2%)이 유서를 작성했으며 이 중 37.7%가 자녀, 30%는 배우자와 부모에게 남겼는데, 내용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염려와 걱정'(41.7%)이 주류를 이뤘다. 유족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자살자의 75%는 가족 간에 별 문제가 없거나 친밀한 관계였으며 자살 원인으로 경제적 곤란(21.5%), 우울증(20.8%), 심리불안(20.6%), 가족문제(11.8%), 애정문제(6.8%) 등이 꼽혔고 13.7%는 자살 시도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자는 1987년 8천106명에서 1991년 6천593명까지 줄다 이후 늘더니 1998년 외환위기 때 1만2천458명으로 급증했고 이듬해 1만1천713명으로 감소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04년 1만3천명에 달했다. 60세 이상 노년층 자살이 계속 늘어 2004년 현재 가장 높은 31.8%로 집계됐다. 박 연구원은 "자살이 심야나 한적한 곳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오후에 자신의 활동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목숨을 끊으려 하면서도 누군가 개입하기를 원하는 심리적 표현일 수 있다"며 "가족과 지역공동체, 국가가 모두 나서 심리적ㆍ제도적으로 자살을 예방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영 안 희 기자 keykey@yna.co.kr (서울=연합뉴스)
발생 시간은 심야(38.5%)가 많았고 일반 범죄보다 상대적으로 새벽(11.0%), 아침(4.4%)의 비율이 높은 반면 낮(20.3%), 저녁(5.4%)은 낮았다. 기록조사와 상담 결과에 따르면 범죄 발생 장소는 야외나 공공장소 21.7%, 숙박업소 12.8%, 가해자 집 11.8%, 피해자 집 10.5% 등의 순인 가운데 행위유형별로 강간은 숙박업소(24.9%), 강제추행은 야외.공공장소(31.7%), 강도강간추행은 피해자 집(38%)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의 나이는 1997년 20대(33.5%), 30대(25.6%), 10대(15.2%), 40대(12.1%) 순에서 2006년 30대(28.1%), 20대(22.1%), 40대(22.0%), 10대(10.3%) 순으로 바뀌었으며 같은 기간 50대가 4.7%에서 8.4%, 60대 이상이 1.8%에서 4.1%로 높아져 점차 연령대가 높아짐을 보여줬고, 평균 연령은 33.9세였다. 강간과 강제추행은 우발적인 경우가 37.2%, 79.3%였고 강도강간추행은 계획적인 경우가 78.0%에 달했으며 강간.강제추행은 단독범행과 음주자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강도강간추행은 공범이 있는 경우가 51%로 약간 많았고 음주 비율은 매우 낮았다. 재범자 비율이 지난 10년간 50~60%로 일반 범죄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것도 특징. 청소년 가해자의 성폭력 대상은 친구ㆍ동료 또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이가 많은 반면 성인 범죄자는 모르는 사람이나 범행 몇시간 전에 알게 된 사이가 많았다. 연구진은 "법 적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청소년 성보호법, 형법 등을 정비하고 성폭력 범죄자의 유형 등에 따라 재범 방지를 위한 교육ㆍ훈련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살 `봄철, 오후 6∼8시, 집 주변' 최다 = 박형민 형사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이 10년간 전국 경찰서 3곳에서 발생한 자살사건 1천282건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이에 따르면 오후 6∼8시에 발생한 자살 사건은 118건으로 10.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일상생활이 가장 활발한 정오∼오후 2시와 오후 4∼6시에 각각 115건(10.0%) 발생했고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에 발생한 경우는 75건(6.5%)으로 가장 적었다. 계절별로는 봄이 29.6%로 가장 높았고 여름(26.3%), 가을(23.7%), 겨울(20.4%) 순이었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도 절반 이상이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닌 집 주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나 동거 가족 및 주변인의 `관심ㆍ애착 부족'이 문제로 떠올랐다. 분석 대상 사건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1천269건 중 자살 장소가 집과 그 주변인 경우가 729건(57.4%)으로 절반을 훨씬 넘었고 `한적한 장소'(10.5%), `공공장소'(7.6%) 순이었다. 또 3분의 1 가량(31.2%)이 유서를 작성했으며 이 중 37.7%가 자녀, 30%는 배우자와 부모에게 남겼는데, 내용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염려와 걱정'(41.7%)이 주류를 이뤘다. 유족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자살자의 75%는 가족 간에 별 문제가 없거나 친밀한 관계였으며 자살 원인으로 경제적 곤란(21.5%), 우울증(20.8%), 심리불안(20.6%), 가족문제(11.8%), 애정문제(6.8%) 등이 꼽혔고 13.7%는 자살 시도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자는 1987년 8천106명에서 1991년 6천593명까지 줄다 이후 늘더니 1998년 외환위기 때 1만2천458명으로 급증했고 이듬해 1만1천713명으로 감소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04년 1만3천명에 달했다. 60세 이상 노년층 자살이 계속 늘어 2004년 현재 가장 높은 31.8%로 집계됐다. 박 연구원은 "자살이 심야나 한적한 곳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오후에 자신의 활동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목숨을 끊으려 하면서도 누군가 개입하기를 원하는 심리적 표현일 수 있다"며 "가족과 지역공동체, 국가가 모두 나서 심리적ㆍ제도적으로 자살을 예방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영 안 희 기자 keyke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