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서 LPG통 사용, 목조정문엔 타다만 담배꽁초
관할구청 “인력·능력 부족…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해야”
관할구청 “인력·능력 부족…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해야”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된 가운데 서울 도심에 있는 사적지인 동묘(東廟)도 화재와 훼손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연합뉴스가 확인한 결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보물 제142호 서울동묘 주변에는 노점 수십 곳이 입구와 담을 따라 길게 늘어서서 영업을 하고 있다.
노점 가운데 일부는 LPG통까지 갖춰놓고 화기를 사용해 먹을거리를 팔고 있었으며 또다른 노점상들은 보물로 지정된 동묘의 일부인 목조정문 앞에 잡화를 늘어놓거나 기대 세워두고 장사를 하고 있다.
동묘는 중국 촉한의 장군인 관우에게 제사를 지내는 묘로서 원래 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라 하며 선조 34년인 1601년에 건립돼 1963년 보물 제142호로 지정됐다.
특히 이 곳은 동묘 내 사당뿐 아니라 목조정문까지 문화재의 일부로서 보존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그러나 목조정문의 경우 기둥 아랫부분은 오물 자국으로 더럽혀져 있고 내부에는 누군가 피우다 던져버린 담배꽁초와 빈 담뱃갑까지 나뒹굴고 있다.
문화재 보호시설인 동묘 담에는 상인들이 홈을 파 옷가지를 걸어두고 옷을 파는 장면도 목격됐고 LPG통이나 난로 등 각종 화기와 쓰레기 더미까지 담 주변 곳곳에서 발견됐다.
최근 한 시민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동묘를 살려주세요'란 글을 올리고 "동묘 옆 담벼락에는 노점상들이 옷가지를 걸어놓고 장사를 하고 있고 취객들의 소변과 토사물로 동묘 대문 기둥에 오물자국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관계당국의 단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물로 지정된 사적지가 화재와 훼손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도 관할구청은 주변 정비에 나서기는커녕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아직 동묘 주변에서 LPG통이 확인된 적은 없었다"며 "담에서 보물로 지정된 사당까지의 거리가 30m 밖에 안 되는데 만약 담 밖에 LPG통이 있다면 그냥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일 아침 노점상을 단속하고 있지만 상주인력을 둘 순 없다"며 "LPG 통이 있는 것도 알고 위험한 것도 알고 있지만 현행법상 단속을 해도 반환요구가 있으면 돌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 종로구청 간부는 "문화재는 자치단체 인력만으로 관리하기는 무리이며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게 맞다"며 "종로구청 관할 문화재만 83곳인데 전문 관리능력도 없고 인력도 부족한 구청에 맡겨두면 언제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업무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사건팀 kbj@yna.co.kr
이처럼 보물로 지정된 사적지가 화재와 훼손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도 관할구청은 주변 정비에 나서기는커녕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아직 동묘 주변에서 LPG통이 확인된 적은 없었다"며 "담에서 보물로 지정된 사당까지의 거리가 30m 밖에 안 되는데 만약 담 밖에 LPG통이 있다면 그냥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일 아침 노점상을 단속하고 있지만 상주인력을 둘 순 없다"며 "LPG 통이 있는 것도 알고 위험한 것도 알고 있지만 현행법상 단속을 해도 반환요구가 있으면 돌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 종로구청 간부는 "문화재는 자치단체 인력만으로 관리하기는 무리이며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게 맞다"며 "종로구청 관할 문화재만 83곳인데 전문 관리능력도 없고 인력도 부족한 구청에 맡겨두면 언제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업무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사건팀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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