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담배연기 자욱한 금연구역

등록 2008-02-17 21:20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시내 모든 버스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시내 모든 버스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매년 확대 불구 현장선 흡연자들 ‘큰소리’
단속실적 되레 줄어…“엄격 처벌 인식 심어야”
회사원 조승호(47·서울 역삼동)씨는 설 연휴인 지난 10일 가족들과 함께 대형음식점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10명 남짓의 단체손님이 ‘금연구역’이라는 팻말 아래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조씨는 이들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부탁했으나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호통만 되돌아 왔다. 최근 초등학생 아들과 피시방을 찾은 김호선(39·인천 십정동)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김씨는 “금연석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금연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냄새가 싫으면 당신이 나가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시비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금연구역 흡연행위 적발 현황
금연구역 흡연행위 적발 현황
금연구역이 해마다 늘어나도 정작 실생활에서는 유명무실한 경우가 잦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금연을 요구해도 ‘왜 간섭이냐’는 반발만 사는 데다, 정부도 현실적 어려움을 내세워 금연구역의 흡연 단속에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을 보면, 대형건물, 공연장, 학원, 학교, 의료기관, 피시방, 대형음식점, 만화방, 보육시설, 지방자치단체 청사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앞으로 일반 공원과 유원지, 놀이공원 등 실외 시설까지 금연구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2만~3만원의 범칙금을 물게 된다.

그러나 금연구역 흡연자 단속 실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연도별 금연구역 단속현황’ 자료를 보면, 금연구역 흡연자에게 범칙금을 물린 건수는 2003년 3만1800건에서 해마다 줄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7700건에 그쳤다. 계도 건수도 2003년 6만5400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9500건으로 급감했다.

계도·단속을 맡은 보건복지부와 경찰은 인력난을 탓하고 있다. 이한희 복지부 건강생활팀 사무관은 “보건소 담당직원 1명이 관할구 업소 전부를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도 단속보다는 홍보 등을 통해 국민 스스로 금연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용석 경찰청 생활질서과 반장은 “현실 여건상 집중 단속보다는 신고가 접수되거나 일상적인 순찰 때 함께 단속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진숙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엄격한 단속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건 자유선진당 의원은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일이 잦아 아이들이나 비흡연자들의 피해가 계속됐지만, 개인 스스로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며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누구나 금연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