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왼쪽),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등이 18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나와 승강기를 타고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회계사 3명 특별수사관 임명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소환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소환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8일 삼성 계열사들이 분식회계를 통해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회계자료 분석을 위한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특본)에서 넘겨받은 5개 삼성 계열사의 회계감사 자료 1266권의 분석을 위해 회계사 3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임명했다. 검찰 특본은 삼성 계열사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자료를 확보했지만, 수사 기간 안에 회계분석을 다 마치지 못해 특검에 자료를 넘겼다. 김용철(50)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000년에 삼성중공업 2조원, 삼성항공 1조6천억원, 삼성물산 2조원 등을 분식회계 처리했다. 일부 분식회계는 내가 직접 관여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이기태(60)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수창(59) 삼성생명 사장,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 등을 불러 차명의심 계좌 보유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김 변호사가 특검팀에 제출한 수사대상 임원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수창 사장은 삼성화재가 고객 보험금의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 삼성화재 부사장과 사장을 맡기도 했다.
특검팀은 또 경영권 불법 승계와 관련해 이(e)삼성 대표였던 신응환(50) 삼성카드 전무를 다시 불러,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의 투자 실패를 삼성 계열사들이 떠안은 배경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삼성이 2002년 대선 무렵 정치권에 뿌린 국민주택채권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검찰의 2003년 대선자금 수사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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