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나이가 올해로 만 60이다.
우리 나이로 말하면 회갑(回甲)년이 된다. 나라가 회갑을 맞이하게 되면 한 인생이 회갑을 맞이하는 것과 같이 즐겁고 경사스러우며, 만인으로부터 존경과 축하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오는 25일은 대한민국의 열 번째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고 많은 국민과 우방국들의 경축 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는 날이다. 지난 60년을 돌아 자신이 태어난 같은 간지(干支)인 무자(戊子)로 되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뜻 깊은 해가 되는 것이다. 지나온 60년은 그리 순탄하지 않은 인고의 세월이기도 했다. 3년간의 동족상잔이 있었는가 하면 아직도 분단의 철조망을 우리 손으로 걷어내지 못하고 이 지구상에서 가장 못난 민족으로 남아 있으며, 체제논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상태에 있다. 남북이 60년 동안 제 갈길 대로 살아왔지만 이제 회갑의 시점에서 한번쯤은 살아 온 뒤를 돌아보고 어느 쪽이 삶의 무게가 더한지 느껴볼 때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북쪽에는 인민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김 씨 왕조(?)가 2대째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 몇 대를 더 이어갈 것인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인민을 최상의 가치로 한다는 그들에게서 인권을 찾아 볼 수 없고 허기지고 메말라 피골이 상접한 작은 체구(남북한 남자의 평균 신장의 차이가 15cm)에서 삶의 무게를 지탱할 힘도 없어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쌀, 비료, 중유, 및 생필품을 수 없이 갖다 주기는 했지만 북한 동포의 삶의 질이 나아졌다는 징후는 아무데서도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남쪽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인민군에게만 힘을 실어 주었다는 자책의 목소리만 요란하다. 지난해 세계식량계획은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이 기아와 영양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우리가 느끼는 삶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개발연대를 거쳐 오는 동안 일하느라 허리가 휘어 졌고, 이제 겨우 밥술이나 뜨는가 했더니 민주화의 모진 바람 속에 이리 몰리고 저리 흩어지는 운동권 속에서 겨우 살아나 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국보 제1호 숭례문에 불을 놓아 나라의 자존심을 불살라 버린 채노인은 올해로 70이라 했다. 그가 10살 때 나라가 건국되었으니 일제 7년과 미군정 3년을 합쳐 대한민국과 더불어 60년을 살아 온 셈이다. 그는 개발에 밀려 철거된 유일한 집 한 채의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관계기관에 호소했으나 어느 한 곳에서도 의논해 주지 않았다는 앙갚음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한 사람의 삶을 이처럼 처참하게 망가지게 한 것은 어느 누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이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민족이라고 자존심을 내 세운다. 세계 12위권 경제 대국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우수성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두터우면 음지가 더 깊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양지 인생의 삶의 무게가 가벼울지는 몰라도 음지 인생의 그것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자기의 삶의 무게를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을 아무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삶의 무게를 어떻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잘난 사람은 잘난 맛으로 산다고 하지만 그 맛을 조금 줄여 못난 사람의 입맛을 돋우어 주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 세우고 있는 경제 살리기, 실용주의, 성장주의, 개방주의를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성장의 그늘에서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서민들을 보살피는 사회민주주의 정책도 결코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민기념강연회에서 프랑스의 전 총리 리오넬 조스팽(Lionel Robert Jospin)은 “시장이 통제 없이 활개치고 자본가가 노동자의 몫을 가로채는 사회는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라고 지적하고 “경제성장과 사회이익을 나란히 추구하는 새 사회주의 모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총리 재임(1997~2002)시 추진한 경제정책의 핵심이 시장경제는 “예스”이나 시장사회는 “노”라는데 있었다고 지금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핑계로 노동자의 임금을 줄여 자본가의 몫을 늘리는 잘못된 분배구조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노동자의 몫이 줄면 소비가 줄고 결국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 하에서 미국을 비롯한 EU, 중국, 그리고 일본등과 자유무역협정이 순차적으로 체결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세계화가 가속될 것이며, 국내 자본과 세계 자본의 경쟁 속에서 성장의 속도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조스팽도 마르크스가 살아 있었더라면 세계화를 인정했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보장 및 복지정책을 역점과제로 추진하였음에도 서민대중의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체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5년 동안은 저소득층의 근로대중들의 삶의 무게를 온 국민이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진보정당이 힘을 잃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심을 잃었다고 낙심하지 말고 민심이 절로 따라오게 하는 조직의 체질개선과 지향하고자 하는 정책노선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분열 보다 융합의 힘이 더욱 강하다는 핵에너지의 원리에서 오늘의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나이로 말하면 회갑(回甲)년이 된다. 나라가 회갑을 맞이하게 되면 한 인생이 회갑을 맞이하는 것과 같이 즐겁고 경사스러우며, 만인으로부터 존경과 축하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오는 25일은 대한민국의 열 번째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고 많은 국민과 우방국들의 경축 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는 날이다. 지난 60년을 돌아 자신이 태어난 같은 간지(干支)인 무자(戊子)로 되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뜻 깊은 해가 되는 것이다. 지나온 60년은 그리 순탄하지 않은 인고의 세월이기도 했다. 3년간의 동족상잔이 있었는가 하면 아직도 분단의 철조망을 우리 손으로 걷어내지 못하고 이 지구상에서 가장 못난 민족으로 남아 있으며, 체제논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상태에 있다. 남북이 60년 동안 제 갈길 대로 살아왔지만 이제 회갑의 시점에서 한번쯤은 살아 온 뒤를 돌아보고 어느 쪽이 삶의 무게가 더한지 느껴볼 때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북쪽에는 인민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김 씨 왕조(?)가 2대째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 몇 대를 더 이어갈 것인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인민을 최상의 가치로 한다는 그들에게서 인권을 찾아 볼 수 없고 허기지고 메말라 피골이 상접한 작은 체구(남북한 남자의 평균 신장의 차이가 15cm)에서 삶의 무게를 지탱할 힘도 없어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쌀, 비료, 중유, 및 생필품을 수 없이 갖다 주기는 했지만 북한 동포의 삶의 질이 나아졌다는 징후는 아무데서도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남쪽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인민군에게만 힘을 실어 주었다는 자책의 목소리만 요란하다. 지난해 세계식량계획은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이 기아와 영양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우리가 느끼는 삶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개발연대를 거쳐 오는 동안 일하느라 허리가 휘어 졌고, 이제 겨우 밥술이나 뜨는가 했더니 민주화의 모진 바람 속에 이리 몰리고 저리 흩어지는 운동권 속에서 겨우 살아나 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국보 제1호 숭례문에 불을 놓아 나라의 자존심을 불살라 버린 채노인은 올해로 70이라 했다. 그가 10살 때 나라가 건국되었으니 일제 7년과 미군정 3년을 합쳐 대한민국과 더불어 60년을 살아 온 셈이다. 그는 개발에 밀려 철거된 유일한 집 한 채의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관계기관에 호소했으나 어느 한 곳에서도 의논해 주지 않았다는 앙갚음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한 사람의 삶을 이처럼 처참하게 망가지게 한 것은 어느 누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이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민족이라고 자존심을 내 세운다. 세계 12위권 경제 대국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우수성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두터우면 음지가 더 깊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양지 인생의 삶의 무게가 가벼울지는 몰라도 음지 인생의 그것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자기의 삶의 무게를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을 아무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삶의 무게를 어떻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잘난 사람은 잘난 맛으로 산다고 하지만 그 맛을 조금 줄여 못난 사람의 입맛을 돋우어 주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 세우고 있는 경제 살리기, 실용주의, 성장주의, 개방주의를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성장의 그늘에서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서민들을 보살피는 사회민주주의 정책도 결코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민기념강연회에서 프랑스의 전 총리 리오넬 조스팽(Lionel Robert Jospin)은 “시장이 통제 없이 활개치고 자본가가 노동자의 몫을 가로채는 사회는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라고 지적하고 “경제성장과 사회이익을 나란히 추구하는 새 사회주의 모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총리 재임(1997~2002)시 추진한 경제정책의 핵심이 시장경제는 “예스”이나 시장사회는 “노”라는데 있었다고 지금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핑계로 노동자의 임금을 줄여 자본가의 몫을 늘리는 잘못된 분배구조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노동자의 몫이 줄면 소비가 줄고 결국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 하에서 미국을 비롯한 EU, 중국, 그리고 일본등과 자유무역협정이 순차적으로 체결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세계화가 가속될 것이며, 국내 자본과 세계 자본의 경쟁 속에서 성장의 속도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조스팽도 마르크스가 살아 있었더라면 세계화를 인정했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보장 및 복지정책을 역점과제로 추진하였음에도 서민대중의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체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5년 동안은 저소득층의 근로대중들의 삶의 무게를 온 국민이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진보정당이 힘을 잃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심을 잃었다고 낙심하지 말고 민심이 절로 따라오게 하는 조직의 체질개선과 지향하고자 하는 정책노선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분열 보다 융합의 힘이 더욱 강하다는 핵에너지의 원리에서 오늘의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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