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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헬기추락 순직장병 유족들 오열

등록 2008-02-20 15:11수정 2008-02-20 16:43

20일 새벽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운구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김범진 상병의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20일 새벽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운구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김범진 상병의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유족 군 장례절차 협의
20일 새벽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정재훈(33)대위 등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운구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탄식과 눈물이 하염없이 이어졌다.

추락 장소인 양평 용문산 9부 능선에서 수습된 장병들의 시신은 사고발생 9시간 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헌병차의 영도를 받은 군 앰뷸런스 2대에 실려 성남 국군수도병원 안치실로 옮겨졌다.

육군으로부터 비보를 전해 들은 유족들은 오전 9시부터 속속 장례식장을 찾아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서로 부둥켜 안고 통곡했다.

유족들은 앰뷸런스에서 시신이 차례로 운구되는 모습을 지켜보다 "내 아들 어떻해", "여보..여보.."를 오열하며 차가운 계단에 주저앉았다.

20일 새벽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운구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성남/연합뉴스
20일 새벽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운구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성남/연합뉴스
오는 10월 전역을 앞두고 있다 사고를 당한 응급실 의무병 김범진(22) 상병의 어머니는 하얀 천으로 덮힌 아들의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모레가 내 아들 생일인데..우리 아들 얼마나 아팠겠니.."라며 통곡해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김 상병은 군의관과 간호장교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고 환자들에게도 매우 친절해 지난해 병원 내 친절병사로 선발되기도 했으며 사흘뒤 특별외박을 나갈 예정이었다.

일부 유족들은 시신을 덮은 흰색 천 주위에 성명과 계급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문구가 없자 군 당국에 거세게 항의, 15분 가량 시신운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신들이 모두 운구된 뒤에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미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아 유족들은 유족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지난해 10월 20일 결혼한 국군철정병원 마취과 군의관 정재훈(33)대위의 아내는 유족대기실에서 남편의 이름을 하염없이 되뇌다 슬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정 대위의 아내는 현재 임신 5개월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해 11월 출산휴가에서 복귀한 2살과 6개월된 두 딸의 어머니인 간호장교 선효선(28)대위의 시어머니 이영자(54)씨는 "매일 저녁 9시면 안부전화를 했던 며느리가 어제는 밤 10시에 전화해 '당직을 서고 늦게 전화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이것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오열했다.

육군사관학교 58기 출신의 육군 대위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선 대위는 내년 2월 전역을 앞두고 올 12월 임용고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거제대 선박건조과 2학년에 재학중 입대한 승무원 이세인(22) 상병의 어머니는 "원래 1년 먼저 입대하려 했는데 아버지 정년퇴임전 학자금을 받으려고 1년 늦게 입대해 사고를 당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오열했다.

국방부는 희생자들이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했다고 보고 장례수준을 격상하기로했으며, 사고 헬기가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예하 204항공대대 소속이어서 항공작전사령관장(葬) 또는 강원 및 경기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1군사령관장(葬)으로 하는 방안이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족들은 선효선 대위의 남편을 유족대표로 군 당국과 장례수준과 절차 등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으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3일 후 1군사령관장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합동분향소가 차려지면 김장수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가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라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된 국군수도병원에는 각계 각층의 조화가 속속 도착하는 한편, 동료를 잃은 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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