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준씨에 대한 불신감 ‘토로’
38일의 수사 끝에 이명박 당선인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김경준씨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문강배 특검보는 21일 수사 결과 발표장에서 `당선인과 BBK의 관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이라는 질문을 받고 단정적인 어조로 "명백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문 특검보는 "김경준씨의 목표는 미국에서 몰수된 재산을 지키는 게 목적인데 자금추적 결과를 보니 옵셔널벤처스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옵셔널벤처스 주식을 주가조작해 생긴 돈을 근거로 형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미국 연방검찰이 FBI에 지시해 조사한 자금추적 자료를 입수해 금융감독원 직원 및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자금추적반에서 면밀히 분석한 결과 한국과 미국을 넘나든 금융기록의 자금추적도를 완성했다며 김씨의 범행을 입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자신했다.
특검팀은 또한 김경준씨가 여러 건의 미국 소송에서 한 진술과 한국에서 한 말이 달라 그의 말이 진실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디.
BBK 사건 및 검사 회유ㆍ협박 의혹을 함께 맡아 김씨를 가장 많이 조사한 이건행 특검보 또한 김경준씨에 대한 불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김경준씨가 최근 미국에서 옵셔널벤처스를 상대로 470억원을 달라는 소송을 청구했는데 옵셔널벤처스가 본인에게 준 307억원의 월급 때문에 160억원의 세금을 한국에서 내게 됐다는 게 그 이유"라며 "이런 걸 볼 때 (김경준씨가) 너무 법 제도를 경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혀를 찼다.
그는 이어 "며칠 전 언론 보도를 보니 김경준씨 변호인이 `쇼를 잘 봤다. 대질을 원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기로 했다"고 했다는데 정확한 표현이다"라며 "다만 쇼의 주체가 누구였는지가 다를 뿐인데 (김경준씨가) 재미를 위해서 쇼를 하려고 하는데 공적인 세금과 시간을 들여 수사하는 우리가 응해야 한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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