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도모오미(28)
‘한겨레’ 주제 박사논문 쓰는 도시샤대 모리 도모오미
지난 18~19일 뜻밖의 손님이 한겨레신문사 도쿄지국을 찾아왔다. 그는 모두 6시간에 걸쳐 한겨레신문과 한국 사회에 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교토의 도시샤대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미디어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는 모리 도모오미(28·사진)는 23일부터 1년 동안 교환학생 자격으로 연세대 대학원에서 유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바로 한겨레였다. 사전 조사 차원에서 지국을 찾았다는 모리는 “아무래도 일본에서는 연구대상인 한겨레신문에 대한 내재적 접근이 불가능해 한국 유학을 결정했다”며 “기회가 있으면 한겨레신문 편집국에서 일정 기간 아르바이트로 일하거나 연수생으로 근무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 체험을 통해 당장 확인하고 싶은 것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설립 초기에 획기적이라고 평가받았던 사내민주주의가 지금도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가 그 하나다. 또하나는 한겨레가 내세운 권력·자본 비판이나 약자의 시점을 소홀히 않는다는 정신이 유지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피스보트 참가 ‘일본의 분단책임’ 절감
‘시민 지원’ 해직기자들이 만든 신문 대단
한겨레 정신 체험하고 싶어…1년간 유학 모리와 한겨레의 인연은 <아사히신문>의 이토 지히로(58) 기자가 펴낸 <싸우는 신문-한겨레의 12년>(이와나미 서점)을 읽은 2003년(대학 4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대단하게 여긴 것은 해직기자들이 시민들의 지원을 얻어 신문을 만든다는 점이다. 권력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고 신문다운 신문이라고 느꼈다.” 모리의 석사학위 논문 주제도 한겨레였다. <대안언론의 일·한 비교-한겨레와 오마이뉴스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은 “한겨레신문을 모델로 해, 일본에서도 비슷한 언론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했다.
그의 한겨레에 대한 관심은 일제 식민지배를 겪은 슬픈 한반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일본 시민단체인 ‘피스보트’의 행사에 참여해 사흘 간격으로 평양과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군사분계선을 바라보면서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며 “일본의 식민지배가 없었다면 한반도가 분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본인으로서 나도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한반도 역사와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2년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한겨레 애독자인 한국인 여자 유학생을 사귀면서 한국과 한겨레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내 인생의 포인트에 한겨레가 있다. 인연이 아닌가 싶다.” 그는 일본 언론에 대해서 매서운 평가를 내린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아프간·이라크 전쟁을 긍정하는 사설을 싣는 것을 보고 절독했다고 한다.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해 그는 “보수 쪽 신문이 너무 강한 것 같다”며 “일본과 달리 신문보다 방송이 더 신뢰받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널리즘의 본류는 활자미디어라고 보기 때문에 한국의 신문이 좀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의 문제점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과의 관계설정을 꼽았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시민 지원’ 해직기자들이 만든 신문 대단
한겨레 정신 체험하고 싶어…1년간 유학 모리와 한겨레의 인연은 <아사히신문>의 이토 지히로(58) 기자가 펴낸 <싸우는 신문-한겨레의 12년>(이와나미 서점)을 읽은 2003년(대학 4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대단하게 여긴 것은 해직기자들이 시민들의 지원을 얻어 신문을 만든다는 점이다. 권력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고 신문다운 신문이라고 느꼈다.” 모리의 석사학위 논문 주제도 한겨레였다. <대안언론의 일·한 비교-한겨레와 오마이뉴스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은 “한겨레신문을 모델로 해, 일본에서도 비슷한 언론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했다.
그의 한겨레에 대한 관심은 일제 식민지배를 겪은 슬픈 한반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일본 시민단체인 ‘피스보트’의 행사에 참여해 사흘 간격으로 평양과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군사분계선을 바라보면서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며 “일본의 식민지배가 없었다면 한반도가 분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본인으로서 나도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한반도 역사와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2년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한겨레 애독자인 한국인 여자 유학생을 사귀면서 한국과 한겨레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내 인생의 포인트에 한겨레가 있다. 인연이 아닌가 싶다.” 그는 일본 언론에 대해서 매서운 평가를 내린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아프간·이라크 전쟁을 긍정하는 사설을 싣는 것을 보고 절독했다고 한다.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해 그는 “보수 쪽 신문이 너무 강한 것 같다”며 “일본과 달리 신문보다 방송이 더 신뢰받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널리즘의 본류는 활자미디어라고 보기 때문에 한국의 신문이 좀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의 문제점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과의 관계설정을 꼽았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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