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으로 희생된 故정재훈 군의관이 후송 당직 군의관을 대신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철정병원 소속 군의관 故정재훈(35) 대위는 당시 후송 당직이었던 한의사 군의관을 대신해 환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돌아오는 길에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정 대위 주변의 한 의료계 인사는 "당시 한의사 출신의 후송 당직이 다른 군의관에게 환자를 후송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들었다"며 이에 19일 저녁 부대 내에 남아 있던 정 대위가 후송을 자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후송 군의관이 한의사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군내 응급의료체계 운영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혈압과 맥박이 갑자기 떨어져 신속하게 강심제 주사나 혈관내 등장액 투여를 해야 할 때는 대응이 미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양방에서도 모든 의료진이 응급실 의료진 만큼 신속하게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한의사와 의사의 역할이 다른데 한의사 군의관 제도 자체에 의문을 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채림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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